정치


김승원 청문회 증인 0명… 본질 뒤집은 민주당의 독주

양수진·강세찬·김강립 등 핵심 관계자 증인 채택 끝내 무산

제보자 공개·자택 촬영·판사 아들 의원실 근무 등 의혹은 계속

김민석 “김승원 지킬 것”…검증보다 후보자 방어 앞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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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로 예정된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결국 증인 한 명도 없이 치러지게 됐다. 지난 9일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장관 후보자가 곧 증인이라는 주장을 했다. / SBS 8뉴스 캡처


오는 15일 열리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결국 증인 한 명 없는 청문회로 굳어졌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양수진 씨와 제넨셀 설립자 강세찬 교수,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포함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의 채택을 요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증인 출석 요구를 위한 법정 시한도 지나갔다.


9일까지만 해도 ‘증인 없는 맹탕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증인 없는 청문회가 현실이 됐고, 그 사이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확인해야 할 사안은 오히려 늘었다.


44명은 많다…그렇다고 핵심 증인까지 ‘0명’인가


야당이 요구한 증인 44명을 모두 채택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후보자 검증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거나 정치공세 성격이 강한 인물이 포함됐다면 여야 협상을 통해 걸러내는 것이 맞다. 인사청문회가 무제한적인 정치공방의 장이 돼서도 안 된다.


그러나 44명이 과도하다는 것과 의혹의 핵심 관계자를 단 한 명도 부르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양수진 씨는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 임상시험 관련 요청을 전달한 당사자다. 강세찬 교수는 치료제 개발과 사업화를 주도했고, 김강립 전 처장은 당시 김 후보자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식약처장이다.


누구의 설명이 사실인지 확인하려면 후보자 본인의 답변뿐 아니라 관계자들의 진술을 서로 맞춰볼 필요가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 사건을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김승원 죽이기’라고 규정한다면 한동훈 의원도 증인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한 의원 역시 공개적으로 출석해 증언할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채택된 증인은 한 명도 없었다.


‘종결된 사건’과 ‘검증이 끝난 사건’은 다르다


민주당이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핵심 논리는 사건이 이미 기소유예 처분으로 종결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사건이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 수사됐지만 김 후보자가 결국 기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의원은 검찰 처분과 재판 결과를 들어 김 후보자의 잘못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그러나 기소유예와 무혐의 처분은 다르다.


검찰은 김 후보자가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한 요청을 식약처장에게 전달하고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실제 후원금이 지급되지 않은 점과 당시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았다.


동시에 검찰은 임상시험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요청 자체를 위법한 청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식약처 심사 과정에서 규정이나 절차가 위반됐다고 볼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 역시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범죄가 성립하느냐는 문제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처신과 판단이 적절했느냐는 문제는 같지 않다.


검찰의 형사 판단이 끝났다고 해서 국회의 인사검증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인사청문회의 역할이다.


증인은 사라졌는데 의혹은 계속 늘었다


증인 채택이 무산되는 사이 김 후보자를 둘러싼 추가 의혹과 논란은 계속됐다.


의혹 제보자의 신원이 정치권 발언을 통해 사실상 공개됐다는 논란, 양수진 씨 자택을 둘러싼 사진 촬영·공개 논란, 제넨셀 관계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정재인 판사의 아들이 이후 김승원 의원실에서 근무한 사실, 김 후보자 자녀의 위장전입 문제까지 잇따라 제기됐다.


각각의 사안이 불법이나 특혜에 해당하는지는 별개의 검증이 필요하다. 하나의 사실만으로 다른 의혹까지 연결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청문회를 앞두고 확인해야 할 사실관계가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검증해야 할 사안은 늘었는데 이를 확인할 증인은 오히려 0명이 됐다.”


후보자가 설명하고 같은 당 의원들이 그 답을 듣는 것만으로 충분한 검증이 가능한지를 묻게 되는 이유다.


문제가 없다면 오히려 증인을 부르면 된다


민주당 주장대로 김 후보자의 행위에 문제가 없고 야당의 의혹 제기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면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공개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양수진 씨가 김 후보자에게 정확히 무엇을 요청했는지, 김 후보자는 이를 어떤 성격의 민원으로 판단했는지, 왜 보좌진이 아니라 식약처장에게 직접 내용을 전달했는지, 후원금 500만원 약속과 민원 전달을 김 후보자는 각각 어떻게 인식했는지는 청문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다.


후보자와 관계자의 설명이 일치한다면 오히려 김 후보자에게 유리하다.


반대로 진술이 다르다면 그 차이 역시 국민이 판단할 자료가 된다.


인사청문회의 핵심은 유죄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설명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청문회도 하기 전에 “김승원 지킬 것”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김 후보자에 대한 방어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1일 김 후보자를 두고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 된 인사”라며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이다.


자료를 확인하고 후보자의 답변을 듣고 필요한 경우 관계자의 진술을 대조한 뒤 판단해야 할 여당 지도부가 청문회 전부터 후보자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면서 청문회의 의미를 스스로 좁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인사청문회의 목적은 후보자를 떨어뜨리는 것도, 지키는 것도 아니다.


국민을 대신해 고위공직 후보자의 능력과 도덕성, 이해충돌 가능성, 그리고 해명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있다.


야당이 요구한 44명의 증인을 모두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 관계자까지 한 명도 부르지 않은 채 여당 대표가 청문회 전에 “김승원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증인은 0명이고, 검증해야 할 의혹은 늘었다.


그래서 15일 청문회가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검증을 위한 청문회인가, 후보자를 지키기 위한 청문회인가.”



한미일보 정치부 기자

출처 : 한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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