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용혜인, 노동당 지하조직 활동 의혹 … 노동당 조사위 "조직서 혼전순결·낙태금지 지침"

알바노조·노동당서 용 언더조직 활동 폭로 나와

안전가옥 중심으로 활동, 수장 김모 씨가 주도

보고서 "알바노조 지원, 노동당 당권 잡기도"

용도 알바노조 출신, 위원장 거쳐 노동당 당대표

2016년 4월 총선서 노동당 비례대표 1번 배정

野 "성평등부장관 낙마 사유, 의원직도 내려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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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인사청문단으로 출근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노동당에 몸담았던 시절, 내부 비선조직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노동당은 진상조사를 통해 언더조직으로 불리는 조직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 모임이 안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혼전순결과 낙태금지를 지도했다고 봤다. 야당에서는 여성 인권을 강조하며 페미니스트적 활동을 해온 용 후보자가 혼전순결과 낙태금지 등의 규율을 지닌 지하 조직에서 활동했다는 것 자체가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2일 뉴데일리가 입수한 2018년 7월 5일 '노동당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진상조사위는 언더조직의 존재를 인정했다. 노동당에서 대표와 고문 등을 지내 덕망이 높았던 고(故)홍세화 전 고문이 조사위원장을 맡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성춘일 변호사와 오창익 전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위는 언더조직 수장으로 불리는 김 모씨 등에 대해 서면 조사를 진행하고, 언더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지목받았던 인사들에 대해 수차례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이같은 조사는 2018년 2월 1일 이가현 전 알바노조위원장의 폭로로 시작됐다. 언더조직이 '전인적 운동가'를 길러낸다며 혼전순결과 낙태 금지 등을 가르쳤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에서 활동하는 인사들과 알바노조, 청년좌파 등 노동당 인사들이 활동하던 단체에도 언더조직의 영향력이 미쳤다고 전했다. 공개된 조직이 언더조직 내부 결정으로 좌지우지됐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커지자 노동당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진상조사위는 이 언더조직의 존재를 인정했다. 보고서에는 "언더조직은 구성원과 조직의 역할과 기능,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비밀을 유지해 왔다"고 했다. 당시 구성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2017년 상반기에 언더조직이 해산됐다고 조사위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안전 가옥을 중심으로 수장인 김모 씨의 지휘 아래 움직였다. 오피스텔 또는 빌라 등을 안가로 삼았고 별도의 운영 책임자도 존재했다고 한다. 조사위는 "운영 책임자는 안가를 방문한 언더조직 구성원들에게 사상교육, 생활 상담 등 품성교육을 하고, 알바노조, 노동당 등 단위에 대한 대응전략 등 언더조직의 지침을 전달했다"고 썼다. 이들은 노동당 내부에서 '사회당계'로 불려왔다. 


조사위는 언더조직을 움직이던 사실상 보스였던 김씨는 알바노조 핵심 인사 3명의 인건비를 매달 부담해 왔다고 밝혔다. 인건비 뿐만 아니라 알바노조에 차량을 구입해 주기도 했다. 조사위는 알바노조 1기 위원장이던 구교현 전 노동당 대표가 알바노조 활동 성과를 바탕으로 알바노조 위원장 임기 중 노동당 당대표에 출마해 당선됐던 점을 거론했다. 이런 점들이 노동당 당원들의 의심을 더욱 키웠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씨는 노동당과 알바노조에서 물주 역할을 했다는 점도 명시됐다. 보고서는 결론 카테고리에서 "당원들은 당의 정치적 성취는 물론, 당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도 공평하게 짊어져야 한다. 김씨의 탈당 이후 당에 재정 위기가 왔다는 것은 그만큼 당이 김씨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을 드러낸다"며 "특히 대외적으로 구성원을 비밀로 하는 언더조직에서 역할을 통한 수직적 위계화가 이루어졌던바 여기에 경제적 편익이 상근활동가 자리와 연결되면서 구성원간 줄서기 경쟁과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을 개연성은 적지 않다"고 했다.


언더조직 내부의 성적인 규율이 지나치다는 점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조사위는 "언더조직이 낙태 금지, 혼전 순결의 내용이 담긴 교양 교재를 활용하여 구성원들을 사상 교양하였다는 점은 복수의 진술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피조사자의 증언을 토대로 "문건에 실린 혼전 순결, 낙태금지의 요구가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졌을지, 그리고 실제 생활규율로 강요되었는지의 여부는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지만, 위계 구조를 통해 후배들에게는 강요로 느껴졌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보고서에 썼다.


보고서에는 조사를 받았던 한 인사가 "여성들이 낙태를 하고 이러면 몸에 안 좋고 활동을 쉬게 되니 그런 걸 피하는 게 좋다"는 차원에서 제시한 해결책이었다고 진술했다는 점도 명시됐다. 폭로자로 나섰던 이가현 전 위원장은 조사위에 '모텔에 가면 안 된다', '연애 사업을 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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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7월 5일 노동당 언더조직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마무리 한 노동당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의 건의. ⓒ노동당 진상조사보고서


조사위는 이같은 언더조직의 행태가 당의 다른 구성원을 배제하는 형태로 일어나고 반여성적 강요가 있었던 점을 들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봤다. 


조사위는 "언더조직은 조직원들로 하여금 최고형태의 정치결사체인 당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다른 당원들과 다른 남다른 존재 소수 정예로 자리매김하여 다른 당원들을 배제, 소외시킨다"면서 "굴곡진 과정을 거쳐 오늘의 노동당에 이르렀는데, 이런 상황에서 ‘언더조직’이 최근까지 계속 존재해 왔고 특히 혼전 순결, 낙태 금지라는 반여성적, 반인권적 강요가 있었다는 점은 당원들에게 절망적 한숨과 실망을 넘어 격심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했다.


이후 2018년 4월 23일 노동당 게시판에는 언더조직 수장인 김씨가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그는 이 글에서 "제가 주제넘었습니다. 사람과 운동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명감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욕망의 절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그는 "이런다고 해서 제가 용서가 되겠습니까마는, 전반적 상식이 저의 퇴장을 명하고 있습니다. 상식에 따르고자 한다"고 썼다.


문제는 이런 언더조직에서 용 후보자를 비롯한 기본소득당 핵심 멤버들이 활동했다는 폭로가 나왔다는 점이다. 알바노조와 노동당에서 함께 용 후보자와 활동했다는 A씨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와 기본소득당에 묻는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A씨는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 주요 인사들과 함께 비선 조직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실제 용 후보자는 2013년 알바노조의 전신인 알바연대 창립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알바노조 대학팀장을 거쳐 이후 2017년에 알바노조 위원장을 맡았다. 이런 성과를 매개로 2016년 총선에서는 노동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입후보하기도 했다. 2019년 1월에는 노동당 당대표에 올랐을 만큼 존재감을 보여왔다. 


A씨는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에 묻는다. 해당 비선 조직과 관계가 어떠한지 밝혀달라"면서 "현재 비선 조직과 전적으로 무관하다면 기본소득당의 주요 인사들에게 창당 이전 역사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지 묻는다"고 했다.


이어 "용혜인 후보가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라는 현재 위치에 이르게 된 것에는 월급도 휴가도 없이 학교와 알바와 직장을 다니며 밤과 주말까지 자신의 모든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 거리에서 서명을 받고 피켓을 들고 회의를 하던 수많은 청년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이므로, 이것은 현재의 일"이라며 "이 물음에 응답하는 것은 용 후보의 이력을 만들어온 청년과 여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야당은 용 후보자가 반 인권적 행태를 보인 언더조직에서 활동했다면 이 자체가 낙마 사유라고 지적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2일 뉴데일리에 "비선 조직에 기대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하면서, 내부의 성차별적 문제에는 눈 감았다면 이 자체가 성평등가족부장관으로 자격이 없다"면서 "후보자 자격을 내려놓고,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뉴데일리는 기본소득당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용 후보자 인사청문단은 사실 확인 후 답변하겠다고 했다.



오승영 기자 osy00326@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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