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노동당 당대표 지낸 용혜인 "해방 깃발 들자, 기본소득은 정권 아닌 체제 바꿀 힘"

노동당서 10년 활동, 당대표까지 지내

강령 '민중 억압 모든 국가기구 폐기'

2019년 당대표 당선, 남편은 사무총장

現 기본소득당 핵심 인사, 노동당 지도부로

기본소득 강령 넣으려다 사퇴 후 탈당

2020년 1월 기본소득당 창당해 당대표

노동당서 "본인 돌아보라" "구태 정치인"


2f6c81445f1f1.jpg

▲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페이스북 캡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노동 해방과 체제 변혁을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의 간판 정책인 기본소득을 통해 해방의 깃발을 들고 정권이 아닌 체제를 바꿀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주장해 왔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1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2010년경부터 2019년 8월까지 노동당에서 정당 생활을 했다. 그가 활동할 당시 노동당 강령(2017년 8월 27일 정기당대회 개정)을 보면, 반자유민주, 반자본주의, 반제국주의 등이 핵심 의제다.


강령 '우리가 만들 세상'에는 ▲민중을 억압하는 모든 국가기구와 법, 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것 ▲노동자와 민중 주체의 자주적 민주 정부를 수립할 것 ▲민족분단으로 인한 대립과 반목을 종식시키고, 7천만 민족의 소망에 따라 화해와 평화의 자주적 민족통일국가를 건설 등이 담겼다. 


노동당에서 정당 생활을 한 용 후보자는, 2018년 12월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을 비판하며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박근혜 이후의 문재인을 경험한 것처럼, 문재인 이후의 누군가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용 후보자는 "해방의 깃발을 다시 들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사회가 결코 포함하지 못하는 그 해방의 내용을 갖는 구호는 다시 노동 해방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에 우리는 기본소득파가 되어야 한다"며 "기본소득은 여성이, 성소수자가, 생산성이 없는 육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장애인들이 사적 관계에서 종속되었던 이성애 중심의 가족제도와 결합한 정규직 남성 중심의 노동 체제를 바꾸어 낼 힘"이라고 했다.


또 그는 "기본소득은 화폐의 보유량을 가지고 서로를 평가해 왔던 기존의 인간의 관계 맺음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서로가 서로를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힘"이라며 "우리 당이 다시금 해방을 향한 깃발을 담대히 들자고 제안한다. 우리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이를 지지하는 세력을 형성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현실에서의 대항권력을 구성하는 것을 시도하자. 이것이 '정권이 아닌 체제를 바꿀 힘'을 구성하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에 동의하는 제정당·시민사회단체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우리의 사회 운동에 결합하자고 제안해야 한다. 기본소득 사회 운동을 통해 구성될 기본소득 전선은 곧 2020년 총선에서의 우리의 이름이기도 할 것"이라며 "저는 2020년 총선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입장으로 정치적 전선이 형성되기를, 그리고 그 전선에서 우리 당이 가장 뾰족하게 체제의 전환을 요구하고, 그 경로를 제시하는 정치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닿는 것을 꿈꾼다"고 했다.


df6e46e048f23.png

▲ 2019년 8월 노동당 홈페이지에 게시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탈당 선언글에 노동당원이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 캡처


용 후보자는 2019년 1월 27일 노동당 당대표에 당선됐다. 이후 용 후보자가 주도하는 '기본소득계'가 노동당 지도부를 장악했다.


용 후보자와 함께 출마했던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이 공동대표가 됐다. 서태성 전 기본소득당 안산시의원 후보, 신민주 전 기본소득당 부대변인이 노동당 부대표가 됐다. 용 후보자의 남편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문미정 기본소득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운영지원실장, 박유호 기본소득당 정책실장은 정치기획실장, 김지수 기본소득당 홍보실장은 홍보국장, 오경택 기본소득당 총무국장이 총무국장, 이혜정 기본소득당 강서구 양천구지역위원장이 총무실장을 맡았다. 


노동당 내부에 기본소득정치연대라는 조직이 꾸려졌고, 이들은 노동당의 강령에 기본소득을 추가하고, 당명을 기본소득당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해왔다. 기본소득 강령 추가 발의도 기본소득당 인사들이 주도했다. 


하지만 2019년 7월 7일 노동당 정기당대회에서 용 후보자의 주장은 관철되지 못했다. 당대회 일주일 후 용 후보자는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그는 "7월 7일 당대회에서 노동당의 변화 대신 기존의 전략을 지속하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했다. 대표와 부대표단도 모두 사퇴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같은 해 8월 12일에는 용 후보자가 노동당을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동당 홈페이지에 '10년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으며 새로운 페이지로'라는 용 후보자의 글이 게시됐다. 


용 후보자는 "저희가 약속드렸던 첫 번째 파도인 당헌개정안은 당대회에서 의결정족수인 3분의 2를 넘지 못하여 부결됐다"면서 "오늘 저는 지난 노동당과 함께한 10여 년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페이지에 우리의 전망을 써 내려가고자 한다. 강제된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오래된 소망을 시대의 변화라는 기회를 붙잡고 실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기본소득당' 창당운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의 댓글에는 용 후보자에 대한 비판 글이 달렸다. 게시자는 "한 때 당대표였던 당신(2인칭)에게 사회를 분석하기 전에 자신을 면밀히 돌아다보며 자신의 그릇을 만들어가시기를 충고한다. 결국 한 분파가 당을 분열, 소멸의 위기로 몰아넣고 이에 대한 책임과 반성 없이 나의 길로 가겠노라 무책임하게 당을 나가버렸다"면서 "한국 좌파 오염과 몰락의 한 양상을 보여주니 반면교사가 될 것"이라고 썼다. 


탈당 이후 용 후보자는 끝내 기본소득당을 창당해 2020년 1월 19일 초대 당대표가 됐다. 노동당에서 기본소득계로 함께했던 인사들이 대부분 당의 구성원이 됐다. 남편인 박 부총장도 사무총장으로 합류했다. 


향후 용 후보자의 정치적 행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 참여에 방점이 찍혔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 5번을 배정받았다. 더불어시민당이 비례 17석을 획득하면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비례위성정당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는 선거 후인 2020년 5월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비례 6번으로 배정받았다. 선거를 마치고 더불어시민당 제명 절차를 거쳐 기본소득당으로 돌아왔다. 


두 차례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도전한 용 후보자의 행보를 두고 노동당에서 함께 활동했던 인사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나도원 전 노동당 대표는 2024년 3월 페이스북에 '기생'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용 후보자를 겨냥해 "노동당 청년당원이었던 용혜인 씨, 당원의 당비로 월급도 받으며 일한 이, 그나마 멋졌던 과거를 완전히 세탁하더니, '비례 묻고 따블로'를 외치는 구태정치인이 되었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용 후보자의 정치적 신념 자체가 헌정 질서 자체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용 후보자가 주장하는 기본소득 자체가 노동 해방과 체제 변혁을 위한 도구라고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일 뉴데일리에 "10년 동안이나 대한민국 체제를 변혁해야 한다는 정당에서 활동하고, 체제를 바꿀 힘을 기르기 위해 기본소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대표를 하고, 그 이름으로 창당까지 한 사람이 정부에서 장관을 하는 것이 맞느냐"면서 "함께 당을 했던 사람들도 구태라고 하는 용 후보자를 입각시키려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창하던 기본소득도 용 후보자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승영 기자 osy00326@newdailybiz.co.kr

출처 :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 NewDaily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공백 없이 입력하세요.
정치 주간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