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당, 고발해 놓고 “이진숙 과방위서 빼라”…국민의힘 “상임위 배정까지 통제하나”

민주당, ‘혐의·논란·의혹’ 열거하며 보임 철회 요구

이진숙 “그 논리면 이재명 대통령 자격 없다고 실토”

고발만으로 배제하면 다수당이 야당 의정활동 봉쇄할 수도


ce843a71b435e.jpg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더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참정권 회복 민주주의 수호 국민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고발로 이 의원이 피고발인이 됐다는 점을 배제 사유로 내세우면서, 다수당이 고발만으로 야당 의원의 상임위원회 활동까지 제한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이진숙 의원의 과방위원 보임을 즉각 철회하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의혹 등 여러 위법 논란의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감사 허위 증언 혐의로 과방위가 직접 고발한 피고발인을 과방위에 앉히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했다.


자신들이 고발하고, 고발 사실로 배제 요구


민주당은 이 의원의 주식 보유 문제도 거론했다. 이 의원이 과거 iMBC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관련 안건 심의에 참여했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를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해충돌 문제는 국회가 엄격하게 따져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요구는 이해충돌 여부를 국회가 정한 절차에 따라 심사하자는 수준을 넘어, 야당 의원의 과방위 배정 자체를 철회하라는 데까지 나아갔다.


국회법은 의원의 상임위 배정과 관련한 이해충돌 여부를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는 자문위의 의견을 고려해 해당 의원이 직무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뚜렷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상임위 활동 중 특정 안건에서 이해충돌 우려가 생기면 해당 의원이 신고하거나 심사·표결에서 회피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 상대 정당이 일방적으로 이해충돌을 선언하고 보임 철회부터 요구하도록 한 제도는 아니다.


특히 민주당이 과방위에서 이 의원을 고발한 뒤, 그 고발 사실을 다시 과방위원 배제 근거로 내세운 것은 논란의 소지가 크다. 이런 논리가 인정되면 다수당이 불편한 야당 의원을 먼저 고발한 뒤 “피고발인이 됐다”는 이유로 상임위에서 몰아내는 일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숙 “혐의·논란이면 이 대통령은 어떤가”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민주당이 고발했다는 이유만으로 상임위 사임이나 배제가 당연시된다면, 향후 다수당이 상대 당 의원들을 고발하는 것만으로 의정 활동을 봉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이 다수당의 숫자를 이용해 자신들이 강행한 고발을 명분으로 야당의 상임위원 배정까지 관여하려는 것은 국회 독주”라며 “근거 없는 인신공격과 정치적 낙인찍기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자격 없다고 실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직접 반격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과방위원들이 저 이진숙이 과방위원 자격이 없다고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그 이유로 내세운 것이 ‘혐의’, ‘혐의’, ‘논란’, ‘의혹’이다. 이것은 이재명이 대통령 자격 없다고 ‘실토’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은 선거법 관련,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으니까요”라며 “혐의, 혐의, 논란, 의혹이 자격 없다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은 대통령 자격 없다는 실토 아닌가요”라고 했다.


또 “이재명도 참 복이 없다”고 덧붙였다.


유죄 확정 전 ‘자격 박탈’부터 요구한 민주당


민주당은 이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지만, 고발이나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국회의원의 상임위 활동 자격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형사 고발은 유죄 확정 판결과 다르다. 고발 내용이 사실인지,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수사와 재판을 거쳐 판단해야 한다. 고발한 정치 세력이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상대 의원의 의정 활동 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무죄 추정 원칙과도 충돌할 수 있다.


이 의원의 주식 보유 등 구체적인 이해충돌 문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판단과 안건별 회피 절차를 통해 처리하면 된다. 이를 넘어 이 의원을 과방위에서 아예 빼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당이 야당의 상임위 인사권까지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상임위원 배정은 각 정당이 의원의 전문성과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다. 다수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야당 의원을 고발하고, 다시 그 고발을 이유로 상임위 배제를 요구한다면 국회의 견제와 균형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출처 :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백 없이 입력하세요.
정치 주간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