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외교


"인권범죄 더 못 참는다"...美의회, 4년 멈춘 북한인권법 재가동 시동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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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초당적 재승인 법안 발의…2030년까지 연장 추진


강제북송 제재·대북 정보유입 확대…압박 수위 높인다

"북한 주민 자유와 존엄 지켜야"...민주·공화 한목소리

북중러 밀착 속 한미일 공조 강화…인권 연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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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김정은 정권의 조직적인 인권 탄압과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4년 가까이 공백 상태였던 북한인권법 재승인 절차에 다시 착수했다. 미 연방의회 의사당. /ChatGPT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김정은 정권의 조직적인 인권 탄압과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4년 가까이 공백 상태였던 북한인권법 재승인 절차에 다시 착수했다. 미국 여야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을 보호하는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선 보편적 가치라며 초당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뿐 아니라 주민 탄압 문제까지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김정은 정권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지난 25일(현지사간)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안(North Korean Human Rights Reauthorization Act)을 공동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지난 2022년 재승인 시한이 종료된 이후 효력을 상실한 북한인권법을 오는 2030년까지 다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약 4년 동안 이어진 법적 공백이 해소되고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도 다시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북한인권법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제정된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인권 법률이다. 이후 2008년과 2012년, 2017~2018년 재승인을 거쳐 유지돼 왔지만 2022년 이후에는 의회 일정 지연 등으로 연장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효력이 중단됐다. 이번 재승인 법안에는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민주주의 지원, 탈북민 보호, 인도주의 지원, 대북 정보 유입 확대 등의 기존 정책을 2030년까지 유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미국 국무부가 북한 주민들에게 미국과 한국의 정착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를 대북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북한 내부로 송출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외부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김정은 정권에 맞서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확대하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북한 주민을 강제북송한 외국 정부 관계자에 대한 제재 근거를 신설하고, 북한인권특사 자리가 장기간 공석일 경우 국무부가 임명 추진 상황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실제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원인과 북한 당국의 지원물자 전용 실태를 행정부가 조사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새롭게 반영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팀 케인 상원의원은 "김정은 정권은 수십 년 동안 북한 주민들에게 끔찍한 인권 탄압을 자행해 왔다"며 "미국은 북한이 자국민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도록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권위주의 국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자유와 인권을 지키는 미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공동 발의자인 댄 설리번 상원의원도 "북한 주민이 검열되지 않은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포함한 기본적 자유와 인간 존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법안"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북한 공산정권이 수십 년 동안 주민을 억압해 왔을 뿐 아니라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의 안보도 지속적으로 위협해 왔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의 움직임은 하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같은 취지의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안을 발의한 바 있는 공화당 소속 영 김 하원의원은 26일 서울에서 열린 '2026 한반도 심포지엄' 영상메시지에서 "잔혹한 김정은 정권 아래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과 탈북민을 지원하기 위해 법안 발의를 주도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 아래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한반도에서 인권과 안보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영 김 의원은 최근 북·중·러 협력이 미국과 자유세계 전체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 일본이 더욱 긴밀한 안보 협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일 협력을 "인도·태평양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관계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하며 방위 협력과 정보 공유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아미 베라 하원의원도 같은 심포지엄 영상메시지를 통해 한미동맹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 축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양국 협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개발뿐 아니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인권 탄압 역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제적 과제로 보고 있다. 정치범수용소 운영, 공개처형, 강제노동, 표현과 종교의 자유 억압, 외부 정보 차단 등 북한의 인권 문제는 오랫동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사안이다.


이번 북한인권법 재승인 추진은 김정은 정권의 핵 위협뿐 아니라 주민의 자유와 인간 존엄을 함께 보호하겠다는 미국 의회의 초당적 의지를 다시 확인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정보 접근권 확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폐쇄적 독재 체제를 유지하려는 북한 정권에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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