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①CCTV 확보 '0건' ②400m 앞 시신도 놓쳐 ③'목맴사' 의문 … 경찰 '부실 수사' 종합 세트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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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씨 사건' 7대 미스터리


CCTV 118대 있었지만 영상 모두 삭제

경찰 확보 영상 '0건'…초기 동선 확인 난항

경찰 "목맴사 추정"…남친 "힘든 일 없었다"

유족, 국가배상 등 법적 대응 글 올렸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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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KBS뉴스 캡처


경찰의 허위 종결로 3개월 넘게 실종됐던 장미란(37)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지만 사건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장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폐쇄회로(CC)TV 영상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장씨 주변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정확한 사망 경위를 규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전날 오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다. 지난 5월 장씨가 실종된 지 3개월여 만이다.


장씨의 실종 신고를 담당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사건을 허위 종결하면서 초동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된 쟁점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①경찰이 확보한 CCTV는 몇 건인가


경찰이 최초 실종 신고 당시 직접 확보한 CCTV 영상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남자친구가 직접 확보했다. 영상에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15분께 장씨가 제주시 한림읍 숙소에서 홀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남자친구는 지난 5월 15일 최초 실종 신고 전 해당 영상을 확인했다. 그러나 부 경장이 신고를 허위 종결하면서 경찰에는 제출되지 못했다. 경찰이 해당 영상을 확보한 것은 가족이 지난달 19일 재차 실종 신고를 한 이후였다.


②주변 CCTV 118대는 어디로


장씨가 실종된 당시 한림읍 일대에는 방범용 CCTV 111대와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7대 등 모두 118대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영상 보존기간이 30일에 불과해 실종 당시 영상은 지난 6월 중순께 모두 삭제됐다. 경찰이 최초 신고 당시 영상을 확보하지 않은 데다 재신고 이후에도 곧바로 영상 보존에 나서지 못하면서다.


경찰이 제주도에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허위 종결 사실이 알려진 지난 19일이었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이다.


이에 따라 장씨가 숙소를 나선 뒤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고 언제 시신 발견 장소에 도착했는지 등 마지막 행적을 CCTV를 통해 복원하기는 어려워졌다.


③사망 원인은 확인됐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주경찰청장에게 보고받은 바로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없다는 취지냐는 질의에는 "아직까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경찰은 시신의 자세와 발견 장소 등을 토대로 현재까지 범죄 피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는 부검 전 현장 상황을 토대로 한 판단이다. 장씨가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농장에서 실제 숨졌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과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시점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④극단적 선택 징후는 있었나


장씨 남자친구는 장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사정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의 남자친구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장씨가 실종 당일까지 "목숨을 끊을 만큼 힘든 일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이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목맴사 가능성을 거론한 것과는 다소 엇갈리는 주장이다. 장씨가 실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는 국과수 부검 등을 통해 사망 원인과 시점을 확인해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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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란(37)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이 24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제주지법에서 열리는 체포적부심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KBS뉴스 캡처


⑤숙소에서 불과 400m…왜 석 달 넘게 못 찾았나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장씨가 장기 투숙했던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져 있다. 걸어서 5분가량 걸리는 거리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15분께 숙소를 나선 뒤 행방이 끊겼다. 남자친구가 사흘 뒤인 15일 오후 6시43분께 실종 신고를 했지만 부 경장은 신고 접수 2시간33분 만에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진행되던 수색도 중단됐다.


재신고 과정에서도 시간이 지체됐다. 남자친구는 지난달 17일 다시 실종 신고를 하려 했지만 부 경장이 남긴 종결 기록 때문에 접수되지 않았다. 이틀 뒤인 19일 장씨 가족이 서울 노원경찰서에 재신고하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경찰은 장씨 휴대전화의 마지막 통신이 한림항 관할 기지국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해 이달 초부터 수색에 나섰다. 지난 20일부터는 한림항 일대를 중심으로 경찰과 해경 등을 투입해 집중수색을 벌였고 나흘 뒤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숙소에서 불과 400m가량 떨어진 야자수 농장이었다. 경찰은 해당 지역도 그동안 수색했다고 밝힌 만큼 최초 신고 당시 수색이 어디까지 이뤄졌는지와 재신고 이후 집중수색으로 전환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 수색 범위와 방식이 적절했는지 등도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⑥허위 종결은 장씨 사건뿐?


현재까지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된 실종 신고는 2건이다.


장씨 사건 외에도 부 경장은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신고를 비슷한 방식으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에도 실종자와 연락하지 않고 가족에게 "연락이 됐고 무사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남성의 가족은 이후에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1일 다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남성은 다음 날인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추가 허위 종결 사례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 경장이 지난해 3월 실종수사팀에 배치된 이후 처리한 실종 사건은 모두 298건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전수점검해 실종자와 실제 연락했는지와 사건 종결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⑦유족 "국가배상청구 검토"…실제 책임 인정될까


유족 측에서는 국가배상청구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장씨의 사촌동생 A씨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족들은 당시 제대로 된 수색이 계속됐다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없었는지, 왜 수색 도중 사건이 종결됐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현재 국가배상청구를 포함한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 분야 변호사의 도움을 요청했다. 해당 글은 이후 삭제됐다.


A씨는 새로 올린 글에서 수색에 참여한 경찰과 해경,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모든 경찰이 부패한 것도, 모든 경찰이 무능한 것도 아니다"며 비난과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경찰의 위법한 직무집행과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 경장이 최초 실종 신고를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면 수색이 계속됐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에는 장씨의 마지막 동선을 추적할 CCTV 영상도 남아 있었다.


다만 장씨의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상적인 수색이 이뤄졌다면 장씨를 더 일찍 발견하거나 생전에 구조할 수 있었는지, 허위 종결 당시 장씨가 이미 숨진 상태였는지 등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결국 국과수 감식과 부검 등을 통해 확인될 장씨의 사망 원인과 시점, 정상적인 수색이 이어졌을 경우 구조 가능성, 경찰의 허위 종결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향후 국가배상 책임을 가리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배정현 기자 pear@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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