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관학교는 정권 소유물 아니다”…통폐합 반대 청원 5만명 돌파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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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제82기 졸업식이 열렸다. [육군사관학교]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과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추진을 중단해 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공개 엿새 만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2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육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지방 이전 추진 중단 촉구에 관한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12분 기준 5만6305명이 동의했다.


지난 16일 공개된 이 청원은 다음 달 16일까지 동의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공개 일주일도 되지 않아 국회 심사 요건인 5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청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심사 대상이 됐다.


청원인은 사관학교 통합과 육사 이전이 군 장교 양성 체계와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도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논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육·해·공군이 서로 다른 임무와 작전 환경을 가진 만큼 장교 교육도 각 군의 특성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칠 경우 각 군이 쌓아온 전문성과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히 학교를 물리적으로 합친다고 군의 합동성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합동작전 교육과 훈련을 확대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협업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청원인은 “사관학교는 특정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국가안보는 실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육사의 지방 이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전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 공사 기간 교육 공백과 우수 생도·교수진 확보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서울 노원구 화랑대에 자리 잡은 육사가 80년 가까운 역사와 전통을 지닌 국가안보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목적이나 지역 개발 논리로 이전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방부는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해 가칭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 학교에서 1·2학년은 공통교육을 받고, 3·4학년부터 각 군별 전문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사관학교 동문과 생도 학부모 등은 각 군별 전문교육 기간이 줄어들 경우 장교 양성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조종사를 양성하는 공군과 함정 운용 능력이 필요한 해군의 전문성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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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 캡처

 

육사 총동창회와 전직 육군참모총장들도 사관학교 통합 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객관적인 연구와 군사적 검증, 생도와 학부모 등 현장 구성원의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육사 이전 후보지로는 전남 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만나 육사를 장성으로 이전해 달라고 건의했다.


국방부는 아직 사관학교 통합이나 육사 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데 대해 “국회 청원에 대해 정부 부처인 국방부가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청원과 관련한 심사 절차를 존중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어 “국군사관학교는 현재 의견 수렴 중”이라며 “조만간 국민들께 설명하는 자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사관학교 개편 방안을 둘러싼 반발이 국민동의청원으로 확산하면서 국방부의 통합 구상도 국회 심사와 공개 여론 검증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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