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0억원대 추징금 가운데 473억만 선고된 상황에서 항소 포기?
“부패 세력에게 천문학적 범죄 수익을 사실상 헌납한 사법적 배임”
'재판 중인 사안' 국회 개입은 위헌적 시도... 현 국조는 기획 연극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19일·22일·26일 세 차례 입장문을 통해 국회 국정조사·검찰 지휘부의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상황을 비판하며 이를 “우리 사회 공적 시스템이 어떻게 사유화되고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트루스데일리
재임 시절 대장동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더 이상의 침묵은 비겁한 방관”이라며 이재명 정권과 검찰 수뇌부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송 전 지검장은 19일·22일·26일 세 차례 입장문을 통해 국회 국정조사·검찰 지휘부의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상황을 비판하며 이를 “우리 사회 공적 시스템이 어떻게 사유화되고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국정조사에 대해 “사전 대본에 따라 기획된 한 편의 연극”이며 “마녀사냥식 청문회”라고 말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증인의 발언이 차단되고 특정 주장만 반복되는 구조를 문제 삼으며 이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 아닌 “기획된 정치적 공세”라고 밝혔다.
특히 ‘정영학 녹음파일’과 관련해 “이재명 또는 시장님이라는 표현이 21차례 등장한다”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전체 기록 중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인용한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녹음 공백 시기가 핵심 의사결정 시기와 겹친다며 이를 근거로 무관함을 주장하는 것은 “기만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은 조작 기소가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 전반을 ‘조작’으로 규정하는 시도는 “사법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이어 국정조사 과정에서 증인에게 고압적 발언·압박이 이어진 점을 들며 “위력에 의한 강압 조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그는 선서 거부권 행사에 대한 비난 역시 헌법상 권리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비판의 핵심은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결정에 맞춰졌다.
송 전 지검장은 검찰이 구형한 약 7800억원대 추징금 가운데 473억원만 선고된 상황에서 항소가 포기된 점을 들어 이를 “부패 세력에게 천문학적 범죄수익을 사실상 헌납한 사법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항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급심에서 추징금 증액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결정이 결과적으로 범죄수익 환수를 차단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과정에서 “법무부 차관이 수사지휘권 발동을 언급하며 압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를 “외압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검·중앙지검 지휘부가 기존 결재를 번복한 경위를 두고도 “정상적 지휘 체계가 무너진 사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항소 포기 이후 검사장들에 대한 인사 조치와 관련해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하며 이를 “신종 입틀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부패 세력의 범죄수익은 지켜지고 수사 검사는 처벌받는 구조”라며 이번 사안의 본질은 국정조사가 아니라 항소 포기 자체에 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지검장은 국회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삼권분립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계속 중인 재판·수사에 대한 국회의 개입은 법률상 제한된다는 점을 들어 위헌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6일 입장문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요란한 공세 뒤에 숨겨진 실체를 국민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대장동 항소 포기’ 사안에 대해 국정조사·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송 전 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은 2022년 5월 23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령받아 2년간 대장동 의혹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 주요 사건을 지휘해 왔다.
다음은 송경호 전 지검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입장문1 : 국회 국정조사의 위헌성과 실체적 진실에 대하여
최근 국정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일방적인 허위 주장들을 바로잡고, 이번 국정조사가 지닌 심각한 위헌, 위법성을 국민 여러분께 명확히 알리고자 합니다.
Ⅰ. 사건의 실체와 수사의 정당성
1. 본 사건은 공적 권한을 사유화한 중대 부패 범죄입니다.
이 사건은 인허가권과 수용권이라는 포괄적 권한을 가진 성남시 수뇌부와 민간업자가 장기간 결탁하여 막대한 공공개발 이익을 사유화한 전형적인 권력형 부패 범죄입니다. 1심 재판부도 사업 추진 주체로 ‘성남시 수뇌부’를 명시하며 핵심 관계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러한 범죄 구조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 여부를 규명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 원칙입니다. 이러한 정상적인 수사 절차를 '표적 수사'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2. ‘전임 수사팀’의 결론을 뒤집었다는 일부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의 주장은 명백히 허위입니다.
2022년 5월 당시 수사팀의 내부 보고서에는 이재명 전 시장에 대한 의혹은 물론 정영학 녹취록과 직접 결재 공문서 등 객관적 물증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습니다.특히 해당 보고서에는 '수사 아이템 발굴' 등 추가 수사의 필요성과 수사 지속 의지가 확고히 적시되어 있었습니다. 수사 지속의 당위성을 보고했음에도 후임 수사팀이 무리하게 결론을 뒤집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객관적인 내부 보고서의 실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명백한 왜곡입니다. 결국 수사팀은 전임 팀의 수사 기조와 의견을 이어받아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를 완수한 것입니다.
3. 직무대리 발령과 인력 보강은 부패 수익 환수를 위한 정당한 조치였습니다.
사건의 방대한 규모와 난이도, 전임팀이 짊어진 막중한 공소유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수사 인력의 확충은 지연된 정의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에 부패 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을 직무대리로 합류시켜 '이해충돌방지법(구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극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이는 민간업자들이 가로챈 천문학적인 부패 수익을 한푼도 남김없이 국고로 귀속시키기 위한 결단이었습니다.
Ⅱ. 증거 조작 주장의 허구성과 사법권 침해
1. 주요 증거에 대한 조작 의혹은 법원에서 이미 배척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재판부가 엄격한 심리를 거쳐 이미 물리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며 '조작 기소'를 운운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재판 개입이자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공격입니다. 법원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과 엄격한 교차검증을 거쳐 확인된 실체적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영학 회계사의 엑셀 파일 조작 의혹과 김용 전 부원장 측이 알리바이라며 내세운 구글 타임라인 등은 법원에 의해 이미 허위로 판명되었거나 객관적 증거력이 없다고 배척되었습니다. 반면,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진술의 신빙성 및 적법성은 법정에서의 엄격한 검증을 거쳐 확고히 인정되었습니다.
2. '녹취록 조작' 주장은 형사소송법의 기초와 재판 절차를 도외시한 억지 논리입니다.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쓰인 것은 문서화된 ‘녹취록’이 아니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음성 녹음파일’ 원본 그 자체입니다. 재판부는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법정에서 원본 파일을 직접 재생(증거조사)하여 내용을 확인한 뒤 판결을 내렸습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동의 없이는 증거로 쓰일 수도 없는 녹취록을 조작할 이유나 실익은 전혀 없으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재판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적인 강변입니다.
3. 수사 과정의 '회유와 협박'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악의적 모함입니다.
남욱 변호사가 주장하는 협박은 당시 수사팀의 원칙적인 설명을 악의적으로 비튼 것입니다. 당시 수사 과정을 의사의 진료에 비유하며 "환자가 증상을 정확히 말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듯, 사실대로 진술해야만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어 수사 범위를 필요한 부분으로 한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는 과잉 수사를 방지하고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지극히 원칙적인 설명이었습니다. 가족사진을 보여준 것 역시 공범 비호에 집착하며 진술 거부로 일관하던 남욱 변호사에게 본인과 가족만 생각하라는 차원이었을 뿐, 이를 협박의 도구로 삼았다는 주장은 상상에 기반한 일방적인 모함입니다.
Ⅲ. 수사 실무 왜곡 및 공소유지 방해
1. 압수조서 작성은 법령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이며, 오히려 절제된 수사권의 결과입니다.
가. 압수조서 관련 의혹은 수사 실무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단서 포착 직후, 임의조사(입건 전 조사)는 법령과 지침에 따른 정상적 절차입니다.
검찰은 2022년 10월 초순, 유동규 전 본부장으로부터 단서를 포착한 즉시 사실 확인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10월 13일까지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입건 전 조사(임의조사)'를 진행하였고, 혐의의 실체가 확인됨에 따라 14일 김용 부원장 등 4인을 정식 입건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성된 수사 서류에 사건 관계자를 피의자로 적시하거나 잠정 죄명을 기재하는 것은 법령과 지침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수사절차입니다. 특히 불법 대선 경선 자금 사건에서 수혜자의 관여 여부를 조사 범위에 포함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피할 수 없는 책무입니다.
나. 검찰은 오히려 신중하고 절제된 수사권을 행사했습니다.
오히려 검찰은 압수 조서 작성 다음 날인 10월 14일, 실제 입건 과정에서는 증거가 확인된 인물들로 피의자 범위를 4인으로 엄격히 국한하였습니다. 이는 검찰이 예단 없이, 오직 확인된 증거관계에 따라 신중하고 절제된 수사권을 행사했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2. ‘수수 공범’ 기소는 면죄부가 아닌 엄중한 책임 추궁을 위한 판단입니다.
가.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수수 공범' 기소는 사건의 실체에 부합하는 엄정한 처분입니다. 면죄부 주장은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궤변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대장동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김용 등 정치자금법 위반 등 3건의 사건에서 모두 기소되었습니다. 대장동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까지 된 피고인에게 검찰이 면죄부를 주었다는 주장은 객관적 사실을 완전히 왜곡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나. ‘수수 공범’ 기소는 더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리적 판단입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단순한 자금 전달자나 '공여'의 조력자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금을 독촉하고 범행을 주도한 인물로서 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수수'의 공범으로 기소한 것입니다.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가 불법 자금을 제공하고, 성남시 공적 라인의 핵심이었던 김용 전 부원장, 유동규 전 본부장이 이를 함께 수수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판단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기존 공소사실을 유지하며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한 것입니다.
다.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한 국회의 개입은 위헌적 시도입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시점에서 국회가 공소사실의 적절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문제 삼는 것은 사법부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며,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부당한 외압이자,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시도입니다.
3. 수사 검사의 재판 참여 차단은 ‘은밀한 대장동 재판 무력화’시도입니다.
가. 공소유지의 연속성을 끊는 것은 수사 결과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미명 아래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아는 수사 검사들의 공판 참여(직관)를 전면 차단하는 것은 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입니다. 수사 기록만 25만 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사건에서 맥락을 모르는 검사에게 공소유지를 맡기는 것은, 사실상 무죄 판결을 유도하고 1심이 인정한 400억 원대 범죄수익 환수마저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나. 특정 사건에만 적용되는 명백한 이중잣대입니다.
만약 수사 검사의 재판 참여가 부적절한 것이라면, 현재 공소유지를 위해 활동 중인 수많은 특검 검사나 파견 검사들 또한 모두 복귀시켜야 마땅합니다. 유독 대장동 재판에서만 직관을 불허하는 것은 사법적 정의를 외면하고 특정 피고인을 위한 특혜성 조치입니다.
4. '이해충돌방지법' 항소 포기는 천문학적 범죄수익 환수를 포기한 사법정의의 실종입니다.
가. 상급심의 판단 기회를 봉쇄한 비정삭적인 결정입니다.
1심 재판부조차 본 사건과 일치하는 대법원 판결 선례가 없음을 인정했을 만큼 법리적 쟁점이 첨예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포기하여 사법부의 최종 판단 기회를 스스로 버린 것은, 사법 정의를 외면하고 범죄수익 환수 의지를 꺾어버린 치명적인 패착입니다.
나. 범죄수익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입니까?
결과적으로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을 온전히 보전하게 된 대장동 민간업자들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입니다. 법과 원칙에 충실했던 수사 검사들에게는 ‘보복성 감찰’과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정작 부패 세력의 범죄수익은 지켜주려 하는 현 상황은 전형적인 본말전도입니다. 부패세력의 범죄수익은 지켜주고 수사 검사는 처벌하려는 이러한 행태야말로 이번 국정조사가 지향하는 실체가 무엇인지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Ⅳ. 국정조사의 위헌성 및 위법성
현재 진행 중인 국정조사는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하여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위헌적 행위입니다.
1.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입법부가 '국회'라는 권위를 내세워 법정을 정치판으로 옮겨오고, 사실상 사법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단정적으로 '조작 기소'라는 정치적 판결을 내리는 것은 사법권 독립에 대한 명백한 침해입니다.
2.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하는 국정조사는 현행법 위반입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가 '계속 중인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의 위법 여부를 밝힌다는 명분은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합니다. 공판을 수행 중인 검사와 사건 당사자를 소환해 신문하는 것 자체가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는 명백한 위법 행위입니다.
3. 최소한의 공정성마저 상실한 '이해충돌'의 극치입니다.
국조특위에는 해당 사건 피고인의 변호인과 고발을 주도한 의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고인의 변호인이 수사 검사를 상대로 국정조사라는 권력을 휘두르며 진술권을 봉쇄하고, 이미 법정에서 배척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국정조사의 본질을 스스로 훼손하는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한 비상식적 구조입니다.
4. 일선 수사 인력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와 기능 무력화입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평검사와 수사관들이 증인으로 소환되어 모욕적인 인신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암 투병 중인 검사가 무리한 출석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비극까지 발생했습니다. 국회는 수사팀을 사지로 내모는 부당하고 반인권적인 증인 채택을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Ⅴ. 결언
법 앞에 예외가 생기는 순간, 민주공화국의 근간은 무너집니다. 재판 과정에 이견이 있다면 정치적 위력이 아닌 법정에서 증거와 법리로 다투는 것이 법치주의의 대원칙입니다. 수년간 수십만 페이지의 증거와 수백 회의 증거조사를 거쳐 쌓아 올린 사법 시스템을, 단 며칠간의 정치적 공세로 뒤엎으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사법의 영역은 사법부에 온전히 맡겨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 4. 19. 前 서울중앙지검장 송경호
◆입장문2 :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그 ‘연극’의 막 뒤에 가려진 진실- 사법 시스템의 파괴와 ‘마녀사냥’식 정치를 규탄하며
청문회의 참뜻을 아십니까? 많은 분이 ‘듣고 질문하다(聽問)’로 알고 계시지만, 법적 의미의 청문은 청취하여 듣다(聽聞)입니다. 즉, 판단의 기초가 되는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증인을 출석시켜 그 증언을 ‘경청’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지난 2주간 국민 여러분께서 마주한 국회 청문회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증인의 입은 막아서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할 증인에게만 발언권을 독점시키지 않았습니까?
위원들은 증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본인들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목청 높여 쏟아냈습니다. 그 맞은편, 카메라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는 이른바 ‘쇼츠’나 ‘짤’에 쓰일 자극적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위원들의 고압적인 순간을 촬영하기 바쁜 보좌진들만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목도한 청문회는 실체적 진실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사전 대본에 따라 치밀하게 기획된 한편의 연극이었습니다. 이에 그 연극 무대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진실과, 이번 청문회가 우리 사회 시스템에 남길 치명적인 폐해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Ⅰ. ‘듣지 않는’ 청문회, 그곳에서 차단당한 진실
1. 절차적 요건의 충족이 결코 ‘실체적 정의’를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헌법 제101조 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단정적으로 '조작 기소'라는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사법부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위헌적 시도입니다. 일부 위원들은 국회 의결을 거쳤으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절차적 적법’과 ‘실체적 적법’이 별개라는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을 간과한 주장입니다.
특히 정당 간 최소한의 합의조차 생략된 채 강행된 일방통행식 의결은, 다수결의 원리를 의회민주주의의 본질인 ‘협치와 합의’보다 우선시한 절차적 독단에 불과합니다. 모든 절차를 거친 계엄이라도 그 내용이 법치국가의 원리에 반한다면 위헌, 위법한 것과 마찬가지로, 국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절차가 내용적 위헌, 위법성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국회 의결만으로 실체적 위헌,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믿는다면, 특정 피고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법 집행 공직자들을 근거 없이 죄인으로 몰아가는 소모적인 '청문회 연극'은 이제 중단되어야 합니다. 차라리 국회 입법을 통해 '공소 취소'라는 목적을 직접 달성하시기 바랍니다.
“국정조사 결과 조작 기소가 확인되면 법사위원장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는 법안을 만들고,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조작 기소’라는 답안지에 맞춰 그 권한을 직접 행사하십시오. 스스로 역사적 책임과 비판을 감내하기는 두려워 특검이라는 우회로를 찾는 것이 아니라면, 당당히 본인들의 이름을 걸고 법적·정치적 책임을 직접 결행하시길 바랍니다.
2.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은 ‘조작 기소’가 가능한 허술한 구조가 아닙니다.
검찰이 수많은 인력을 투입해 수백 번의 압수수색을 강행했다는 주장은 사법 실무의 현실을 도외시한 왜곡된 주장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압수수색은 사법부의 엄격한 영장주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영장 한 건을 발부받기 위해 수사팀이 기울이는 법리적 준비와 법관의 심층적인 심리 과정을 고려할 때,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를 내세우는 것은 국민의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입니다.
더욱이 국정조사 등에서 제기되는 주요 증거에 대한 조작 의혹은 이미 사법부의 철저한 심리와 교차 검증을 거쳐 객관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대장동 사건'과 같은 대규모 부패 범죄 수사를 위해 적정 규모의 전담 인력이 투입되는 것은 정당한 공무 수행입니다.
수사팀은 결코 외부의 의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조작에 가담할 수 있는 폐쇄적 조직이 아닙니다. 검사, 수사관, 실무관으로 구성된 각 팀에는 저마다의 다양한 정치적 성향과 가치관을 가진 구성원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상호 견제와 감시의 눈이 되어 움직입니다. 보는 눈이 도체어 존재하는 개방된 수사 현장에서, 이들 모두가 사실관계 왜곡을 묵인하거나 동조한다는 것은 실무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법 통제와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수사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특정인을 향한 전면적인 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우리 사회의 민주적 근간인 선거 시스템을 부정하며 근거 없는 '부정선거' 의혹을 신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극단적인 비합리주의입니다. 국가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이러한 발언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할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결코 그렇게 허술하지 않습니다.
3. ‘정영학 녹취록(녹음파일)’내 주요 인물 부재 주장은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는 명백한 허위입니다.
일부 국조특위 위원들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음파일’에 이재명, 정진상, 김용의 이름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전체 기록 중 극히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인용하여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는 명백한 사실왜곡입니다.
① 의도적으로 가려진 ‘4년의 시간적 공백’ (2015~2018년)
먼저, 정영학 녹음파일이 가진 '시간적 공백'을 직시해야 합니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자료는 2012~2014년, 그리고 2019~2021년 사이의 대화일 뿐입니다. 정 회계사는 법정에서 “2015년 초 별건(변호사법위반)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녹음 파일이 압수될 것을 우려해 2018년까지 약 4년간 녹음을 중단했다”고 명확히 진술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공백기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수익 배분 구조 확정, 사업협약 체결 등 민간업자들에게 막대한 특혜를 안겨준 핵심 의사결정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범행 시기의 기록이 물리적으로 부재함에도, 이를 악용해 ‘이름이 없다’며 무관함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의 판단을 흐리는 기만적 행태입니다.
② 객관적 기록에 남아있는 실명 언급과 구체적 정황
기록이 존재하는 기간의 녹취록(녹음파일)만 보더라도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측근들에 대한 언급은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1,300여 쪽에 달하는 녹취록에서 '이재명' 또는 '시장님'이라는 단어는 무려 21차례나 확인됩니다.
*2012년 9월경: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유동규, 이재명, 최윤길 세 사람이 처음부터 각본을 짜서 진행한 것"이라며 사업 기획의 주체를 명확히 언급했습니다.
*2013년 4~7월: 유동규 전 본부장이 "내가 시장님을 다 설득할 수 있다", 남욱이 "알아서 구조를 짜오면 시장님한테 보고하겠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재명 당시 시장이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정점에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2014년 6월 29일: 전날(28일) 김만배·유동규·정진상·김용 4인방이 모여 이른바 '의형제'를 맺고 사업권을 민간업자들에게 부여하기로 논의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2020년 3월 24일: 김만배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영학이, 나중에 이재명 님 청와대 가면은"이라고 말하며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노골적인 존칭('님')을 사용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대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③ '선택적 맹맹(盲盲)'을 멈추고 객관적 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처럼 ‘정영학 녹취록(녹음파일)’은 이미 수사 및 재판 과정을 통해 그 내용이 공개되었으며, 이재명 전 성남시장 측의 관여 정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물증으로 법원에서도 채택되었습니다. 2021년 1월 녹취에서 김만배 씨가 “정진상이 20억 원을 요구하는데 지금 당장 돈이 없다”고 말한 최측근의 불법 자금 요구 정황까지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명과 기록을 무시한 채 "이름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외면하려는 '선택적 맹맹(盲盲)'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이제라도 정파적 이해를 떠나 공개된 기록 앞의 진실을 마주해야 할 것입니다.
Ⅱ. 청문회의 외피를 쓴‘강압 조사’와‘여론 가공’의 실태
1. 결론을 미리 정해둔‘기획 국정조사’는 위력에 의한 강압 조사의 전형입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명칭부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조특위’로 명명되었습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조작 기소’라는 예단(豫斷)을 기정사실화했음을 의미합니다. 진실 규명을 목적으로 하는 국정 조사가 특정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설계된 ‘기획 조사’로 변질된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위원들이 비공개 전략 회의를 통해 특정 사건에 화력을 집중하고 여론전을 펼치기로 모의했다는 사실은, 이번 국정조사가 중립적인 진실 탐구가 아닌 특정 대상을 겨냥한 ‘정치적 공세’였음을 방증합니다.
실제 청문회 현장의 모습은 더욱 우려스러웠습니다. 과거 수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엄격히 비판하던 이들이, 정작 청문회장에서는 증인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고함을 치고 일방적인 주장을 강요하며 발언권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위증 처벌을 각오하라” “특검 수사를 대비하라” “누가 책임을 전가할지 잘 생각하라”는 등의 발언은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공연히 가해진 위력과 겁박에 다름없었습니다. 나아가 증언이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업 총수 소환을 언급하며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우리 사회가 지켜온 법치주의의 최소한의 예우조차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합니다. 특위 위원 중에는 조사 대상 사건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법정에서 검사와 공방을 벌였던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고, 정당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던 이들도 있습니다. 객관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국정조사 위원이 사실상 ‘이해당사자’로 활동하는 구조적 결함이 노출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법정 진술을 왜곡한 허위 주장이 난무하고, 국회 밖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공직자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비속어를 내뱉는 위원까지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기획된 결론에 맞춘 위력적인 조사는 과거의 수사 기관이 아닌 현재의 국회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대표라는 권위 뒤에 숨어 행해지는 이러한 행태는 반드시 역사와 국민의 엄중한 판단을 받게 될 것입니다.
2. 편향된 미디어와의 부적절한 유착을 통한 여론 호도를 중단하십시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 과정에서 우리는 사법 정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실태를 목격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자금 수수 날짜의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일정을 꾸며냈습니다. 이후 법정에서 증인이 위증을 자백함에 따라, 이 거짓말을 공모하고 지시한 측근들은 ‘위증교사’ 및 ‘증거위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더욱 경악스러운 점은 이 과정에서 드러난 ‘여론 조작 단체 대화방’의 실체입니다. 피고인의 변호인과 일부 전·현직 기자, 유튜버들이 모인 이 폐쇄적인 텔레그램 방은 사실의 전달이 아닌 ‘재판 개입’과 ‘여론 선동’을 목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오간 대화는 가히 충격적입니다. “이거 기삿감입니다. 저희가 가공해서 잘 보도하겠습니다” “조국은 못 구했지만 이재명은 꼭 구해냅시다!” “이번엔 협업에 나선 변호사님이 계셔서 (보도 양상이) 다를 겁니다.”
언론 윤리의 붕괴를 보여주는 참담한 기록입니다. 언론 보도의 본령은 오직 ‘객관적 사실의 전달’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취재가 아닌 ‘가공’을 선택했고, 보도가 아닌 ‘유착’을 자행했습니다. 이는 이미 언론이라 부를 수 없는,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하는 선전 선동에 불과합니다.
최근 해당 대화방의 구성원들이 다시 연명으로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으로 몰아가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과거 위증교사 사건 때와 동일한 인물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모습에서 ‘조직적 여론 조작의 재현’을 의심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공정(公正)”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참칭하며 여론을 왜곡하는 일부 세력의 배후에는, 사법 정의의 근간을 흔들려는 고도로 기획된 의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눈과 귀를 부릅뜨고, 무엇이 투명한 진실이며 무엇이 가공된 허구인지 냉철하게 통찰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Ⅲ. 이번 국정조사가 남길 치명적인 폐해
1. 특권층을 성역화하고 공정한 법 집행을 무력화하는 ‘치외법권의 전례’가 될 것입니다.
이번 청문회의 일차적 목표가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최고 권력자 관련 수사를 ‘조작’으로 규정하여 특검 발족의 명분으로 삼고, 종국에는 관련자들에 대한 공소를 무력화하여 면죄부를 주려는 데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본질은 이러한 위헌적 시도의 최종 수혜자가 결국 ‘권력층’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자를 국회로 소환해 온 국민 앞에서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광경이 반복된다면, 향후 어느 공직자가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법의 엄중함을 바로 세울 수 있겠습니까?
이제 권력자들은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지위를 남용해 약자 위에 군림해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청문회는 진실을 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권력자들에게 “정치적 영향력만 확보하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끔찍한 ‘권력층의 성역화’과정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 ‘사법 질서의 근간을 흔들어 공동체의 안전과 평온을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범죄자 몇 명을 처벌하지 못한다고 해서 국가가 당장 존립 위기를 맞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인을 비호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탱해 온 ‘사법 시스템’ 자체를 파괴한다면 이는 차원이 다른 재앙이 될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 차량을 단속한 경찰관이 만취 상태의 권력자를 적발했습니다. 법 앞에 평등한 단속 행위는 공직자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런데 이 권력자는 반성 대신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길을 택합니다. 전국의 모든 신호등을 오로지 ‘황색 점멸등’으로만 작동하게 개악(改惡)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화풀이성 시스템 파괴의 혜택은 법을 무시하고 내달리는 거대한 권력자들이 누리게 될 것입니다. 반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호를 지키며 살아가던 평범한 시민들은 교차로를 지날 때마다 신변의 위협을 느껴야 합니다.
사법 시스템이 붕괴되면 법의 보호가 가장 절실한 서민들이 가장 먼저 가장 처참하게 피해를 입게 됩니다. 대한민국이 오랜 세월 쌓아 올린 형사사법 시스템의 근간이 지금 ‘청문회’라는 명목하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3. 시스템이 무너진 자리에 남은 것은‘사법 불신’이며,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입니다.
국가 운영을 책임지겠다는 정치권이 수사 기관을 흔드는 것을 넘어 사법부의 최종 판단마저 노골적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사법적 결정에 불복하고 이를 냉소하는 일이 일상이 된다면, 진정으로 보호받아야 할 범죄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는 영영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사법 불신의 원인에 법조인들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현재와 같은 무분별한 선동을 일삼는 정치권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합니다.
오늘날의 검찰은 과거보다 훨씬 더 권한이 분산되었고 투명해졌습니다. 소위 ‘검찰 선배’라는 명예를 발판 삼아 정계에 진출한 분들이 현재의 검찰을 질타하는 것은 자기모순입니다. 검찰 후배들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작태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4. 헌법상 권리인 ‘자기부죄거부권’을 조롱하며 인권을 후퇴시켰습니다.
우리 사회는 오랜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며 헌법상 권리를 쟁취해 왔습니다. 이번 청문회가 남긴 치명적인 폐해 중 하나는, 국회가 앞장서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피고발인의 ‘자기부죄거부권(증언 및 선서 거부권)’ 행사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는 점입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공직자가 선서를 거부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정당한 방어권입니다. 권리의 행사는 주체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위원들은 “자신 있으면 왜 말을 못 하느냐”며 고압적으로 질타하고 인격적 모욕을 가했습니다.
그들이 애써 외면하는 명백한 사실이 있습니다. 대장동 사건 재판 당시 이재명 증인은 출석조차 거부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정진상 피고인은 법정에서 모든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박상용 검사를 맹비난하던 특위 위원들 중 당시 단 한 명이라도 이들을 향해 “왜 법정에서 떳떳하게 말을 못 하냐”고 질타한 적이 있습니까?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정치적 표변(豹變)을 멈추십시오. 원칙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적용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지니는 것입니다.
Ⅳ. 마치며: 대본대로 움직이는 ‘기획 연극’은 이제 끝나야 합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청문회’를 검색하다 보면, 2022년 출판된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 – 재난 조사 실패의 기록'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 눈에 띕니다. 이번 국정조사 현장을 지켜본 저로서는 가슴 아프면서도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기에, 이를 인용하며 글을 맺고자 합니다.
"청문회는 추궁하는 쪽에만 대본이 있는 일종의 연극이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청문회에서 조사관들이 써준 대본을 읽기만 한 위원들도 있었다. ... 국회 보좌관들은 국회의원들을 위해 언제 삿대질을 해야 하는지까지도 지시문으로 넣는다."
이 글이 쓰인 지 수년의 시간이 흘렀고 조사 대상은 달라졌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은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경청하는 ‘청문(聽聞)’ 본연의 장이 시나리오에 따른 형식적인 무대로 변질된 현실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을 책임지는 이들이 정파적 이익을 위해 국가의 근간인 형사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을 부정하며, 헌법상 보장된 정당한 방어권마저 조롱하는 행태는 이제 중단되어야 합니다. 사법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제물로 삼아 특정 권력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려는 기획된 시도는 결코 역사의 정당성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요란한 고성과 인격적 모독 뒤에 숨겨진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그리고 형사사법 시스템의 파괴라는 이 비극적인 연극의 결말이 결국 누구의 피해로 돌아가게 될지, 현명하신 국민 여러분께서 냉철하게 직시하고 엄중히 판단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2026. 4. 22. 송 경 호(前서울중앙지검장)
◆입장문3 : 정작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한 사안은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 ‘대장동 항소 포기’입니다.
검찰을 떠난 사람으로서 현직의 업무에 말을 보태지 않는 것이 도리라 믿으며 인내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정조사에서 울려 퍼지는 궤변과 왜곡을 보며, 더 이상의 침묵은 비겁한 방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무엇보다 전직 검사로서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낍니다. 오직 진실만을 쫓았던 이주용 검사가 지휘부의 납득할 수 없는 항소 포기와 국회의 무리한 소환 압박에 절망해 극단적 시도에까지 이른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또한, 수뇌부의 행태에 목소리 내지 못한 무기력함을 자책한 어느 4년 차 평검사의 자성은 저를 더 이상 침묵 속에 머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앞선 입장문들을 통해 현재 국회가 강행 중인 소위 ‘조작 기소 의혹 국정조사’가 얼마나 헌법 정신을 훼손하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지 엄중히 지적해 왔습니다.
증거는 명백합니다. 객관적 물증인 140여 개의 ‘정영학 녹음파일’에는 ‘이재명’ 또는 ‘시장님’이라는 단어가 21차례나 등장합니다. 남욱 변호사가 내세운 ‘진술 강요’ 프레임 역시, 본인이 자발적으로 인사비 명목의 자금을 언급했던 육성 파일이 공개되며 이미 허구임이 판명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국정조사 특위는 법과 원칙을 지킨 일선 검사를 사지로 내몰며 ‘마녀사냥식 청문회’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유린하고 있는 진짜 본질은 불순한 의도로 기획된 허구의 ‘조작 기소’가 아닙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1심 판결 후 상식 밖의 이유로 항소를 포기한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무엇이 정의를 멈춰 세웠는지, 그 배후의 실체를 소상히 밝혀야 합니다.
국정조사와 특검이 향해야 할 곳은 가짜 프레임이 아니라 사상 초유의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사태의 진상 규명이어야 합니다.
첫째, 부패 세력에게 천문학적 범죄수익을 사실상 헌납한 참담한 ‘사법적 배임’ 행위입니다.
대장동 1심 판결문은 4년간 190여 회의 공판에 전념한 1·2기 수사팀 검사 24명이 일궈낸 결실입니다. 그 중 항소 제기에 이견을 가진 검사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7,886억 원의 추징금 중 재판부가 선고한 금액은 불과 473억여 원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상급심에서 추징금을 단 한 푼도 늘릴 수 없습니다. 결국 지휘부의 독단적인 항소 포기 지시는 대장동 일당이 천문학적 범죄수익을 고스란히 보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방패막이’를 자처한 꼴이 되었습니다.
둘째, 법무부 수뇌부의 외압과 이에 굴복한 검찰 지휘부의 명백한 사법 방해입니다.
이번 사태는 정상적인 지휘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법무부의 압박과 이에 비겁하게 순응한 검찰 수뇌부가 빚어낸 사법적 참사입니다.
⓵ 법무부의 수사지휘권 발동 협박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 차관은 항소 포기를 종용하며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례 없는 엄포를 놓았습니다. 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소유지에 전념하던 수사·공판팀의 입을 막기 위한 노골적인 압박이자 명백한 권한 남용이었습니다.
⓶ 대검·중앙지검 수뇌부의 결재 번복과 책임 회피
당초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을 승인하고 결재까지 마쳤던 중앙지검장은 마감일 밤 11시 30분경 대검의 압박에 굴복하여 자신의 결재를 스스로 번복하였습니다. 사후에 “중앙지검 의견은 달랐다”며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는 항소를 가로막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당시 검찰총장직무대행 또한 이를“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강변하며 지휘부의 과오를 정당화했습니다.
⓷ 자정 직전 하달된 ‘항소 금지’ 폭거
항소장 접수를 위해 법원 앞에서 대기 중이던 실무진에게 마감 직전 하달된 일방적인 ‘항소 금지’ 지시는, 수사·공판팀 검사들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서 사법 정의를 물리적으로 봉쇄한 폭거였습니다. 결국 법무부·대검·중앙지검의 수뇌부 모두는 이 거대한 사법 방해의 공범으로서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셋째, 진실을 말하는 검사들을 겨냥한 부당한 ‘보복성 인사’입니다.
항소 포기 사태 직후, 지휘부에 합리적인 경위 설명을 촉구한 전국 검사장들을 향해 법무부는 해명 대신 ‘강등 및 좌천’이라는 가혹한 보복을 택했습니다.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 핵심 간부들을 하루아침에 내친 것은 명백한 인사권 남용입니다. 이는 공직 내부의 정당한 비판을 원천 봉쇄하는 신종 ‘입틀막’이자, 검찰의 중립성을 뿌리째 흔드는 폭거입니다.
넷째, 사법 정의의 실종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오직 부패 세력입니다.
검찰의 납득할 수 없는 항소 포기로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을 온전히 지키게 된 대장동 업자들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진정한 승자입니다. 법과 원칙을 지킨 수사 검사들은 ‘보복성 감찰’과 ‘징계의 칼날’ 위에 서 있는 반면, 수천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업자들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부패 세력에게 ‘수천억 원짜리 미소’를 선사한 대가가 고작 수사 검사들에 대한 음해성 위증입니까. 부패 재산은 철저히 보호하면서 진실을 쫓던 검사들만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 기막힌 현실이야말로, 지금 국회가 강행하는 국정조사의 추악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에 즉각 착수하십시오.
항소 포기 당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검찰의 항소포기 결정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적절하다(29%)’는 응답을 압도하는 수치로, 국민께서 권력의 외압에 의해 무너진 사법 시스템의 민낯을 이미 명확히 꿰뚫어 보고 계심을 증명합니다. 권력의 외압으로 사법 정의의 시계가 멈춰 섰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참담한 사태에 정당한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직분에 충실했던 검사들이 부당한 징계를 받는 현실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조작 기소’라는 허구의 대본으로 객관적 진실을 덮으려는 위헌적 기획 연극을 당장 멈추십시오. 사태의 당사자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조차 국회에서 “어떤 결단이든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며 국정조사와 특검 수용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제 국회는 정당한 법 집행자들을 향한 마녀사냥을 중단하고, 국민의 분노에 화답해야 합니다. 법무부 수뇌부와 대검·중앙지검 지휘부가 과연 누구 지시를 받아 7,800억 원대 범죄수익 환수를 포기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십시오. 무너진 형사사법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길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사상 초유의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 4. 26. 송경호(前서울중앙지검장)
박세원 기자 misoma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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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19일·22일·26일 세 차례 입장문을 통해 국회 국정조사·검찰 지휘부의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상황을 비판하며 이를 “우리 사회 공적 시스템이 어떻게 사유화되고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트루스데일리
재임 시절 대장동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더 이상의 침묵은 비겁한 방관”이라며 이재명 정권과 검찰 수뇌부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송 전 지검장은 19일·22일·26일 세 차례 입장문을 통해 국회 국정조사·검찰 지휘부의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상황을 비판하며 이를 “우리 사회 공적 시스템이 어떻게 사유화되고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국정조사에 대해 “사전 대본에 따라 기획된 한 편의 연극”이며 “마녀사냥식 청문회”라고 말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증인의 발언이 차단되고 특정 주장만 반복되는 구조를 문제 삼으며 이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 아닌 “기획된 정치적 공세”라고 밝혔다.
특히 ‘정영학 녹음파일’과 관련해 “이재명 또는 시장님이라는 표현이 21차례 등장한다”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전체 기록 중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인용한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녹음 공백 시기가 핵심 의사결정 시기와 겹친다며 이를 근거로 무관함을 주장하는 것은 “기만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은 조작 기소가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 전반을 ‘조작’으로 규정하는 시도는 “사법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이어 국정조사 과정에서 증인에게 고압적 발언·압박이 이어진 점을 들며 “위력에 의한 강압 조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그는 선서 거부권 행사에 대한 비난 역시 헌법상 권리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비판의 핵심은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결정에 맞춰졌다.
송 전 지검장은 검찰이 구형한 약 7800억원대 추징금 가운데 473억원만 선고된 상황에서 항소가 포기된 점을 들어 이를 “부패 세력에게 천문학적 범죄수익을 사실상 헌납한 사법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항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급심에서 추징금 증액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결정이 결과적으로 범죄수익 환수를 차단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과정에서 “법무부 차관이 수사지휘권 발동을 언급하며 압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를 “외압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검·중앙지검 지휘부가 기존 결재를 번복한 경위를 두고도 “정상적 지휘 체계가 무너진 사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항소 포기 이후 검사장들에 대한 인사 조치와 관련해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하며 이를 “신종 입틀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부패 세력의 범죄수익은 지켜지고 수사 검사는 처벌받는 구조”라며 이번 사안의 본질은 국정조사가 아니라 항소 포기 자체에 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지검장은 국회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삼권분립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계속 중인 재판·수사에 대한 국회의 개입은 법률상 제한된다는 점을 들어 위헌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6일 입장문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요란한 공세 뒤에 숨겨진 실체를 국민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대장동 항소 포기’ 사안에 대해 국정조사·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송 전 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은 2022년 5월 23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령받아 2년간 대장동 의혹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 주요 사건을 지휘해 왔다.
다음은 송경호 전 지검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입장문1 : 국회 국정조사의 위헌성과 실체적 진실에 대하여
최근 국정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일방적인 허위 주장들을 바로잡고, 이번 국정조사가 지닌 심각한 위헌, 위법성을 국민 여러분께 명확히 알리고자 합니다.
Ⅰ. 사건의 실체와 수사의 정당성
1. 본 사건은 공적 권한을 사유화한 중대 부패 범죄입니다.
이 사건은 인허가권과 수용권이라는 포괄적 권한을 가진 성남시 수뇌부와 민간업자가 장기간 결탁하여 막대한 공공개발 이익을 사유화한 전형적인 권력형 부패 범죄입니다. 1심 재판부도 사업 추진 주체로 ‘성남시 수뇌부’를 명시하며 핵심 관계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러한 범죄 구조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 여부를 규명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 원칙입니다. 이러한 정상적인 수사 절차를 '표적 수사'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2. ‘전임 수사팀’의 결론을 뒤집었다는 일부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의 주장은 명백히 허위입니다.
2022년 5월 당시 수사팀의 내부 보고서에는 이재명 전 시장에 대한 의혹은 물론 정영학 녹취록과 직접 결재 공문서 등 객관적 물증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습니다.특히 해당 보고서에는 '수사 아이템 발굴' 등 추가 수사의 필요성과 수사 지속 의지가 확고히 적시되어 있었습니다. 수사 지속의 당위성을 보고했음에도 후임 수사팀이 무리하게 결론을 뒤집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객관적인 내부 보고서의 실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명백한 왜곡입니다. 결국 수사팀은 전임 팀의 수사 기조와 의견을 이어받아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를 완수한 것입니다.
3. 직무대리 발령과 인력 보강은 부패 수익 환수를 위한 정당한 조치였습니다.
사건의 방대한 규모와 난이도, 전임팀이 짊어진 막중한 공소유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수사 인력의 확충은 지연된 정의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에 부패 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을 직무대리로 합류시켜 '이해충돌방지법(구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극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이는 민간업자들이 가로챈 천문학적인 부패 수익을 한푼도 남김없이 국고로 귀속시키기 위한 결단이었습니다.
Ⅱ. 증거 조작 주장의 허구성과 사법권 침해
1. 주요 증거에 대한 조작 의혹은 법원에서 이미 배척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재판부가 엄격한 심리를 거쳐 이미 물리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며 '조작 기소'를 운운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재판 개입이자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공격입니다. 법원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과 엄격한 교차검증을 거쳐 확인된 실체적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영학 회계사의 엑셀 파일 조작 의혹과 김용 전 부원장 측이 알리바이라며 내세운 구글 타임라인 등은 법원에 의해 이미 허위로 판명되었거나 객관적 증거력이 없다고 배척되었습니다. 반면,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진술의 신빙성 및 적법성은 법정에서의 엄격한 검증을 거쳐 확고히 인정되었습니다.
2. '녹취록 조작' 주장은 형사소송법의 기초와 재판 절차를 도외시한 억지 논리입니다.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쓰인 것은 문서화된 ‘녹취록’이 아니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음성 녹음파일’ 원본 그 자체입니다. 재판부는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법정에서 원본 파일을 직접 재생(증거조사)하여 내용을 확인한 뒤 판결을 내렸습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동의 없이는 증거로 쓰일 수도 없는 녹취록을 조작할 이유나 실익은 전혀 없으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재판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적인 강변입니다.
3. 수사 과정의 '회유와 협박'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악의적 모함입니다.
남욱 변호사가 주장하는 협박은 당시 수사팀의 원칙적인 설명을 악의적으로 비튼 것입니다. 당시 수사 과정을 의사의 진료에 비유하며 "환자가 증상을 정확히 말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듯, 사실대로 진술해야만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어 수사 범위를 필요한 부분으로 한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는 과잉 수사를 방지하고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지극히 원칙적인 설명이었습니다. 가족사진을 보여준 것 역시 공범 비호에 집착하며 진술 거부로 일관하던 남욱 변호사에게 본인과 가족만 생각하라는 차원이었을 뿐, 이를 협박의 도구로 삼았다는 주장은 상상에 기반한 일방적인 모함입니다.
Ⅲ. 수사 실무 왜곡 및 공소유지 방해
1. 압수조서 작성은 법령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이며, 오히려 절제된 수사권의 결과입니다.
가. 압수조서 관련 의혹은 수사 실무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단서 포착 직후, 임의조사(입건 전 조사)는 법령과 지침에 따른 정상적 절차입니다.
검찰은 2022년 10월 초순, 유동규 전 본부장으로부터 단서를 포착한 즉시 사실 확인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10월 13일까지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입건 전 조사(임의조사)'를 진행하였고, 혐의의 실체가 확인됨에 따라 14일 김용 부원장 등 4인을 정식 입건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성된 수사 서류에 사건 관계자를 피의자로 적시하거나 잠정 죄명을 기재하는 것은 법령과 지침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수사절차입니다. 특히 불법 대선 경선 자금 사건에서 수혜자의 관여 여부를 조사 범위에 포함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피할 수 없는 책무입니다.
나. 검찰은 오히려 신중하고 절제된 수사권을 행사했습니다.
오히려 검찰은 압수 조서 작성 다음 날인 10월 14일, 실제 입건 과정에서는 증거가 확인된 인물들로 피의자 범위를 4인으로 엄격히 국한하였습니다. 이는 검찰이 예단 없이, 오직 확인된 증거관계에 따라 신중하고 절제된 수사권을 행사했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2. ‘수수 공범’ 기소는 면죄부가 아닌 엄중한 책임 추궁을 위한 판단입니다.
가.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수수 공범' 기소는 사건의 실체에 부합하는 엄정한 처분입니다. 면죄부 주장은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궤변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대장동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김용 등 정치자금법 위반 등 3건의 사건에서 모두 기소되었습니다. 대장동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까지 된 피고인에게 검찰이 면죄부를 주었다는 주장은 객관적 사실을 완전히 왜곡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나. ‘수수 공범’ 기소는 더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리적 판단입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단순한 자금 전달자나 '공여'의 조력자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금을 독촉하고 범행을 주도한 인물로서 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수수'의 공범으로 기소한 것입니다.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가 불법 자금을 제공하고, 성남시 공적 라인의 핵심이었던 김용 전 부원장, 유동규 전 본부장이 이를 함께 수수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판단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기존 공소사실을 유지하며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한 것입니다.
다.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한 국회의 개입은 위헌적 시도입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시점에서 국회가 공소사실의 적절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문제 삼는 것은 사법부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며,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부당한 외압이자,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시도입니다.
3. 수사 검사의 재판 참여 차단은 ‘은밀한 대장동 재판 무력화’시도입니다.
가. 공소유지의 연속성을 끊는 것은 수사 결과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미명 아래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아는 수사 검사들의 공판 참여(직관)를 전면 차단하는 것은 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입니다. 수사 기록만 25만 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사건에서 맥락을 모르는 검사에게 공소유지를 맡기는 것은, 사실상 무죄 판결을 유도하고 1심이 인정한 400억 원대 범죄수익 환수마저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나. 특정 사건에만 적용되는 명백한 이중잣대입니다.
만약 수사 검사의 재판 참여가 부적절한 것이라면, 현재 공소유지를 위해 활동 중인 수많은 특검 검사나 파견 검사들 또한 모두 복귀시켜야 마땅합니다. 유독 대장동 재판에서만 직관을 불허하는 것은 사법적 정의를 외면하고 특정 피고인을 위한 특혜성 조치입니다.
4. '이해충돌방지법' 항소 포기는 천문학적 범죄수익 환수를 포기한 사법정의의 실종입니다.
가. 상급심의 판단 기회를 봉쇄한 비정삭적인 결정입니다.
1심 재판부조차 본 사건과 일치하는 대법원 판결 선례가 없음을 인정했을 만큼 법리적 쟁점이 첨예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포기하여 사법부의 최종 판단 기회를 스스로 버린 것은, 사법 정의를 외면하고 범죄수익 환수 의지를 꺾어버린 치명적인 패착입니다.
나. 범죄수익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입니까?
결과적으로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을 온전히 보전하게 된 대장동 민간업자들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입니다. 법과 원칙에 충실했던 수사 검사들에게는 ‘보복성 감찰’과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정작 부패 세력의 범죄수익은 지켜주려 하는 현 상황은 전형적인 본말전도입니다. 부패세력의 범죄수익은 지켜주고 수사 검사는 처벌하려는 이러한 행태야말로 이번 국정조사가 지향하는 실체가 무엇인지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Ⅳ. 국정조사의 위헌성 및 위법성
현재 진행 중인 국정조사는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하여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위헌적 행위입니다.
1.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입법부가 '국회'라는 권위를 내세워 법정을 정치판으로 옮겨오고, 사실상 사법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단정적으로 '조작 기소'라는 정치적 판결을 내리는 것은 사법권 독립에 대한 명백한 침해입니다.
2.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하는 국정조사는 현행법 위반입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가 '계속 중인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의 위법 여부를 밝힌다는 명분은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합니다. 공판을 수행 중인 검사와 사건 당사자를 소환해 신문하는 것 자체가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는 명백한 위법 행위입니다.
3. 최소한의 공정성마저 상실한 '이해충돌'의 극치입니다.
국조특위에는 해당 사건 피고인의 변호인과 고발을 주도한 의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고인의 변호인이 수사 검사를 상대로 국정조사라는 권력을 휘두르며 진술권을 봉쇄하고, 이미 법정에서 배척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국정조사의 본질을 스스로 훼손하는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한 비상식적 구조입니다.
4. 일선 수사 인력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와 기능 무력화입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평검사와 수사관들이 증인으로 소환되어 모욕적인 인신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암 투병 중인 검사가 무리한 출석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비극까지 발생했습니다. 국회는 수사팀을 사지로 내모는 부당하고 반인권적인 증인 채택을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Ⅴ. 결언
법 앞에 예외가 생기는 순간, 민주공화국의 근간은 무너집니다. 재판 과정에 이견이 있다면 정치적 위력이 아닌 법정에서 증거와 법리로 다투는 것이 법치주의의 대원칙입니다. 수년간 수십만 페이지의 증거와 수백 회의 증거조사를 거쳐 쌓아 올린 사법 시스템을, 단 며칠간의 정치적 공세로 뒤엎으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사법의 영역은 사법부에 온전히 맡겨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 4. 19. 前 서울중앙지검장 송경호
◆입장문2 :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그 ‘연극’의 막 뒤에 가려진 진실- 사법 시스템의 파괴와 ‘마녀사냥’식 정치를 규탄하며
청문회의 참뜻을 아십니까? 많은 분이 ‘듣고 질문하다(聽問)’로 알고 계시지만, 법적 의미의 청문은 청취하여 듣다(聽聞)입니다. 즉, 판단의 기초가 되는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증인을 출석시켜 그 증언을 ‘경청’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지난 2주간 국민 여러분께서 마주한 국회 청문회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증인의 입은 막아서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할 증인에게만 발언권을 독점시키지 않았습니까?
위원들은 증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본인들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목청 높여 쏟아냈습니다. 그 맞은편, 카메라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는 이른바 ‘쇼츠’나 ‘짤’에 쓰일 자극적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위원들의 고압적인 순간을 촬영하기 바쁜 보좌진들만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목도한 청문회는 실체적 진실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사전 대본에 따라 치밀하게 기획된 한편의 연극이었습니다. 이에 그 연극 무대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진실과, 이번 청문회가 우리 사회 시스템에 남길 치명적인 폐해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Ⅰ. ‘듣지 않는’ 청문회, 그곳에서 차단당한 진실
1. 절차적 요건의 충족이 결코 ‘실체적 정의’를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헌법 제101조 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단정적으로 '조작 기소'라는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사법부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위헌적 시도입니다. 일부 위원들은 국회 의결을 거쳤으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절차적 적법’과 ‘실체적 적법’이 별개라는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을 간과한 주장입니다.
특히 정당 간 최소한의 합의조차 생략된 채 강행된 일방통행식 의결은, 다수결의 원리를 의회민주주의의 본질인 ‘협치와 합의’보다 우선시한 절차적 독단에 불과합니다. 모든 절차를 거친 계엄이라도 그 내용이 법치국가의 원리에 반한다면 위헌, 위법한 것과 마찬가지로, 국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절차가 내용적 위헌, 위법성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국회 의결만으로 실체적 위헌,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믿는다면, 특정 피고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법 집행 공직자들을 근거 없이 죄인으로 몰아가는 소모적인 '청문회 연극'은 이제 중단되어야 합니다. 차라리 국회 입법을 통해 '공소 취소'라는 목적을 직접 달성하시기 바랍니다.
“국정조사 결과 조작 기소가 확인되면 법사위원장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는 법안을 만들고,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조작 기소’라는 답안지에 맞춰 그 권한을 직접 행사하십시오. 스스로 역사적 책임과 비판을 감내하기는 두려워 특검이라는 우회로를 찾는 것이 아니라면, 당당히 본인들의 이름을 걸고 법적·정치적 책임을 직접 결행하시길 바랍니다.
2.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은 ‘조작 기소’가 가능한 허술한 구조가 아닙니다.
검찰이 수많은 인력을 투입해 수백 번의 압수수색을 강행했다는 주장은 사법 실무의 현실을 도외시한 왜곡된 주장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압수수색은 사법부의 엄격한 영장주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영장 한 건을 발부받기 위해 수사팀이 기울이는 법리적 준비와 법관의 심층적인 심리 과정을 고려할 때,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를 내세우는 것은 국민의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입니다.
더욱이 국정조사 등에서 제기되는 주요 증거에 대한 조작 의혹은 이미 사법부의 철저한 심리와 교차 검증을 거쳐 객관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대장동 사건'과 같은 대규모 부패 범죄 수사를 위해 적정 규모의 전담 인력이 투입되는 것은 정당한 공무 수행입니다.
수사팀은 결코 외부의 의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조작에 가담할 수 있는 폐쇄적 조직이 아닙니다. 검사, 수사관, 실무관으로 구성된 각 팀에는 저마다의 다양한 정치적 성향과 가치관을 가진 구성원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상호 견제와 감시의 눈이 되어 움직입니다. 보는 눈이 도체어 존재하는 개방된 수사 현장에서, 이들 모두가 사실관계 왜곡을 묵인하거나 동조한다는 것은 실무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법 통제와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수사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특정인을 향한 전면적인 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우리 사회의 민주적 근간인 선거 시스템을 부정하며 근거 없는 '부정선거' 의혹을 신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극단적인 비합리주의입니다. 국가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이러한 발언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할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결코 그렇게 허술하지 않습니다.
3. ‘정영학 녹취록(녹음파일)’내 주요 인물 부재 주장은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는 명백한 허위입니다.
일부 국조특위 위원들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음파일’에 이재명, 정진상, 김용의 이름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전체 기록 중 극히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인용하여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는 명백한 사실왜곡입니다.
① 의도적으로 가려진 ‘4년의 시간적 공백’ (2015~2018년)
먼저, 정영학 녹음파일이 가진 '시간적 공백'을 직시해야 합니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자료는 2012~2014년, 그리고 2019~2021년 사이의 대화일 뿐입니다. 정 회계사는 법정에서 “2015년 초 별건(변호사법위반)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녹음 파일이 압수될 것을 우려해 2018년까지 약 4년간 녹음을 중단했다”고 명확히 진술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공백기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수익 배분 구조 확정, 사업협약 체결 등 민간업자들에게 막대한 특혜를 안겨준 핵심 의사결정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범행 시기의 기록이 물리적으로 부재함에도, 이를 악용해 ‘이름이 없다’며 무관함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의 판단을 흐리는 기만적 행태입니다.
② 객관적 기록에 남아있는 실명 언급과 구체적 정황
기록이 존재하는 기간의 녹취록(녹음파일)만 보더라도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측근들에 대한 언급은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1,300여 쪽에 달하는 녹취록에서 '이재명' 또는 '시장님'이라는 단어는 무려 21차례나 확인됩니다.
*2012년 9월경: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유동규, 이재명, 최윤길 세 사람이 처음부터 각본을 짜서 진행한 것"이라며 사업 기획의 주체를 명확히 언급했습니다.
*2013년 4~7월: 유동규 전 본부장이 "내가 시장님을 다 설득할 수 있다", 남욱이 "알아서 구조를 짜오면 시장님한테 보고하겠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재명 당시 시장이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정점에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2014년 6월 29일: 전날(28일) 김만배·유동규·정진상·김용 4인방이 모여 이른바 '의형제'를 맺고 사업권을 민간업자들에게 부여하기로 논의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2020년 3월 24일: 김만배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영학이, 나중에 이재명 님 청와대 가면은"이라고 말하며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노골적인 존칭('님')을 사용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대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③ '선택적 맹맹(盲盲)'을 멈추고 객관적 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처럼 ‘정영학 녹취록(녹음파일)’은 이미 수사 및 재판 과정을 통해 그 내용이 공개되었으며, 이재명 전 성남시장 측의 관여 정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물증으로 법원에서도 채택되었습니다. 2021년 1월 녹취에서 김만배 씨가 “정진상이 20억 원을 요구하는데 지금 당장 돈이 없다”고 말한 최측근의 불법 자금 요구 정황까지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명과 기록을 무시한 채 "이름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외면하려는 '선택적 맹맹(盲盲)'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이제라도 정파적 이해를 떠나 공개된 기록 앞의 진실을 마주해야 할 것입니다.
Ⅱ. 청문회의 외피를 쓴‘강압 조사’와‘여론 가공’의 실태
1. 결론을 미리 정해둔‘기획 국정조사’는 위력에 의한 강압 조사의 전형입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명칭부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조특위’로 명명되었습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조작 기소’라는 예단(豫斷)을 기정사실화했음을 의미합니다. 진실 규명을 목적으로 하는 국정 조사가 특정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설계된 ‘기획 조사’로 변질된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위원들이 비공개 전략 회의를 통해 특정 사건에 화력을 집중하고 여론전을 펼치기로 모의했다는 사실은, 이번 국정조사가 중립적인 진실 탐구가 아닌 특정 대상을 겨냥한 ‘정치적 공세’였음을 방증합니다.
실제 청문회 현장의 모습은 더욱 우려스러웠습니다. 과거 수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엄격히 비판하던 이들이, 정작 청문회장에서는 증인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고함을 치고 일방적인 주장을 강요하며 발언권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위증 처벌을 각오하라” “특검 수사를 대비하라” “누가 책임을 전가할지 잘 생각하라”는 등의 발언은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공연히 가해진 위력과 겁박에 다름없었습니다. 나아가 증언이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업 총수 소환을 언급하며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우리 사회가 지켜온 법치주의의 최소한의 예우조차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합니다. 특위 위원 중에는 조사 대상 사건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법정에서 검사와 공방을 벌였던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고, 정당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던 이들도 있습니다. 객관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국정조사 위원이 사실상 ‘이해당사자’로 활동하는 구조적 결함이 노출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법정 진술을 왜곡한 허위 주장이 난무하고, 국회 밖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공직자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비속어를 내뱉는 위원까지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기획된 결론에 맞춘 위력적인 조사는 과거의 수사 기관이 아닌 현재의 국회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대표라는 권위 뒤에 숨어 행해지는 이러한 행태는 반드시 역사와 국민의 엄중한 판단을 받게 될 것입니다.
2. 편향된 미디어와의 부적절한 유착을 통한 여론 호도를 중단하십시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 과정에서 우리는 사법 정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실태를 목격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자금 수수 날짜의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일정을 꾸며냈습니다. 이후 법정에서 증인이 위증을 자백함에 따라, 이 거짓말을 공모하고 지시한 측근들은 ‘위증교사’ 및 ‘증거위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더욱 경악스러운 점은 이 과정에서 드러난 ‘여론 조작 단체 대화방’의 실체입니다. 피고인의 변호인과 일부 전·현직 기자, 유튜버들이 모인 이 폐쇄적인 텔레그램 방은 사실의 전달이 아닌 ‘재판 개입’과 ‘여론 선동’을 목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오간 대화는 가히 충격적입니다. “이거 기삿감입니다. 저희가 가공해서 잘 보도하겠습니다” “조국은 못 구했지만 이재명은 꼭 구해냅시다!” “이번엔 협업에 나선 변호사님이 계셔서 (보도 양상이) 다를 겁니다.”
언론 윤리의 붕괴를 보여주는 참담한 기록입니다. 언론 보도의 본령은 오직 ‘객관적 사실의 전달’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취재가 아닌 ‘가공’을 선택했고, 보도가 아닌 ‘유착’을 자행했습니다. 이는 이미 언론이라 부를 수 없는,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하는 선전 선동에 불과합니다.
최근 해당 대화방의 구성원들이 다시 연명으로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으로 몰아가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과거 위증교사 사건 때와 동일한 인물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모습에서 ‘조직적 여론 조작의 재현’을 의심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공정(公正)”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참칭하며 여론을 왜곡하는 일부 세력의 배후에는, 사법 정의의 근간을 흔들려는 고도로 기획된 의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눈과 귀를 부릅뜨고, 무엇이 투명한 진실이며 무엇이 가공된 허구인지 냉철하게 통찰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Ⅲ. 이번 국정조사가 남길 치명적인 폐해
1. 특권층을 성역화하고 공정한 법 집행을 무력화하는 ‘치외법권의 전례’가 될 것입니다.
이번 청문회의 일차적 목표가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최고 권력자 관련 수사를 ‘조작’으로 규정하여 특검 발족의 명분으로 삼고, 종국에는 관련자들에 대한 공소를 무력화하여 면죄부를 주려는 데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본질은 이러한 위헌적 시도의 최종 수혜자가 결국 ‘권력층’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자를 국회로 소환해 온 국민 앞에서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광경이 반복된다면, 향후 어느 공직자가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법의 엄중함을 바로 세울 수 있겠습니까?
이제 권력자들은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지위를 남용해 약자 위에 군림해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청문회는 진실을 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권력자들에게 “정치적 영향력만 확보하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끔찍한 ‘권력층의 성역화’과정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 ‘사법 질서의 근간을 흔들어 공동체의 안전과 평온을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범죄자 몇 명을 처벌하지 못한다고 해서 국가가 당장 존립 위기를 맞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인을 비호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탱해 온 ‘사법 시스템’ 자체를 파괴한다면 이는 차원이 다른 재앙이 될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 차량을 단속한 경찰관이 만취 상태의 권력자를 적발했습니다. 법 앞에 평등한 단속 행위는 공직자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런데 이 권력자는 반성 대신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길을 택합니다. 전국의 모든 신호등을 오로지 ‘황색 점멸등’으로만 작동하게 개악(改惡)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화풀이성 시스템 파괴의 혜택은 법을 무시하고 내달리는 거대한 권력자들이 누리게 될 것입니다. 반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호를 지키며 살아가던 평범한 시민들은 교차로를 지날 때마다 신변의 위협을 느껴야 합니다.
사법 시스템이 붕괴되면 법의 보호가 가장 절실한 서민들이 가장 먼저 가장 처참하게 피해를 입게 됩니다. 대한민국이 오랜 세월 쌓아 올린 형사사법 시스템의 근간이 지금 ‘청문회’라는 명목하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3. 시스템이 무너진 자리에 남은 것은‘사법 불신’이며,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입니다.
국가 운영을 책임지겠다는 정치권이 수사 기관을 흔드는 것을 넘어 사법부의 최종 판단마저 노골적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사법적 결정에 불복하고 이를 냉소하는 일이 일상이 된다면, 진정으로 보호받아야 할 범죄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는 영영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사법 불신의 원인에 법조인들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현재와 같은 무분별한 선동을 일삼는 정치권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합니다.
오늘날의 검찰은 과거보다 훨씬 더 권한이 분산되었고 투명해졌습니다. 소위 ‘검찰 선배’라는 명예를 발판 삼아 정계에 진출한 분들이 현재의 검찰을 질타하는 것은 자기모순입니다. 검찰 후배들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작태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4. 헌법상 권리인 ‘자기부죄거부권’을 조롱하며 인권을 후퇴시켰습니다.
우리 사회는 오랜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며 헌법상 권리를 쟁취해 왔습니다. 이번 청문회가 남긴 치명적인 폐해 중 하나는, 국회가 앞장서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피고발인의 ‘자기부죄거부권(증언 및 선서 거부권)’ 행사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는 점입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공직자가 선서를 거부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정당한 방어권입니다. 권리의 행사는 주체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위원들은 “자신 있으면 왜 말을 못 하느냐”며 고압적으로 질타하고 인격적 모욕을 가했습니다.
그들이 애써 외면하는 명백한 사실이 있습니다. 대장동 사건 재판 당시 이재명 증인은 출석조차 거부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정진상 피고인은 법정에서 모든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박상용 검사를 맹비난하던 특위 위원들 중 당시 단 한 명이라도 이들을 향해 “왜 법정에서 떳떳하게 말을 못 하냐”고 질타한 적이 있습니까?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정치적 표변(豹變)을 멈추십시오. 원칙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적용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지니는 것입니다.
Ⅳ. 마치며: 대본대로 움직이는 ‘기획 연극’은 이제 끝나야 합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청문회’를 검색하다 보면, 2022년 출판된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 – 재난 조사 실패의 기록'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 눈에 띕니다. 이번 국정조사 현장을 지켜본 저로서는 가슴 아프면서도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기에, 이를 인용하며 글을 맺고자 합니다.
"청문회는 추궁하는 쪽에만 대본이 있는 일종의 연극이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청문회에서 조사관들이 써준 대본을 읽기만 한 위원들도 있었다. ... 국회 보좌관들은 국회의원들을 위해 언제 삿대질을 해야 하는지까지도 지시문으로 넣는다."
이 글이 쓰인 지 수년의 시간이 흘렀고 조사 대상은 달라졌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은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경청하는 ‘청문(聽聞)’ 본연의 장이 시나리오에 따른 형식적인 무대로 변질된 현실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을 책임지는 이들이 정파적 이익을 위해 국가의 근간인 형사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을 부정하며, 헌법상 보장된 정당한 방어권마저 조롱하는 행태는 이제 중단되어야 합니다. 사법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제물로 삼아 특정 권력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려는 기획된 시도는 결코 역사의 정당성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요란한 고성과 인격적 모독 뒤에 숨겨진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그리고 형사사법 시스템의 파괴라는 이 비극적인 연극의 결말이 결국 누구의 피해로 돌아가게 될지, 현명하신 국민 여러분께서 냉철하게 직시하고 엄중히 판단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2026. 4. 22. 송 경 호(前서울중앙지검장)
◆입장문3 : 정작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한 사안은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 ‘대장동 항소 포기’입니다.
검찰을 떠난 사람으로서 현직의 업무에 말을 보태지 않는 것이 도리라 믿으며 인내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정조사에서 울려 퍼지는 궤변과 왜곡을 보며, 더 이상의 침묵은 비겁한 방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무엇보다 전직 검사로서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낍니다. 오직 진실만을 쫓았던 이주용 검사가 지휘부의 납득할 수 없는 항소 포기와 국회의 무리한 소환 압박에 절망해 극단적 시도에까지 이른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또한, 수뇌부의 행태에 목소리 내지 못한 무기력함을 자책한 어느 4년 차 평검사의 자성은 저를 더 이상 침묵 속에 머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앞선 입장문들을 통해 현재 국회가 강행 중인 소위 ‘조작 기소 의혹 국정조사’가 얼마나 헌법 정신을 훼손하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지 엄중히 지적해 왔습니다.
증거는 명백합니다. 객관적 물증인 140여 개의 ‘정영학 녹음파일’에는 ‘이재명’ 또는 ‘시장님’이라는 단어가 21차례나 등장합니다. 남욱 변호사가 내세운 ‘진술 강요’ 프레임 역시, 본인이 자발적으로 인사비 명목의 자금을 언급했던 육성 파일이 공개되며 이미 허구임이 판명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국정조사 특위는 법과 원칙을 지킨 일선 검사를 사지로 내몰며 ‘마녀사냥식 청문회’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유린하고 있는 진짜 본질은 불순한 의도로 기획된 허구의 ‘조작 기소’가 아닙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1심 판결 후 상식 밖의 이유로 항소를 포기한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무엇이 정의를 멈춰 세웠는지, 그 배후의 실체를 소상히 밝혀야 합니다.
국정조사와 특검이 향해야 할 곳은 가짜 프레임이 아니라 사상 초유의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사태의 진상 규명이어야 합니다.
첫째, 부패 세력에게 천문학적 범죄수익을 사실상 헌납한 참담한 ‘사법적 배임’ 행위입니다.
대장동 1심 판결문은 4년간 190여 회의 공판에 전념한 1·2기 수사팀 검사 24명이 일궈낸 결실입니다. 그 중 항소 제기에 이견을 가진 검사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7,886억 원의 추징금 중 재판부가 선고한 금액은 불과 473억여 원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상급심에서 추징금을 단 한 푼도 늘릴 수 없습니다. 결국 지휘부의 독단적인 항소 포기 지시는 대장동 일당이 천문학적 범죄수익을 고스란히 보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방패막이’를 자처한 꼴이 되었습니다.
둘째, 법무부 수뇌부의 외압과 이에 굴복한 검찰 지휘부의 명백한 사법 방해입니다.
이번 사태는 정상적인 지휘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법무부의 압박과 이에 비겁하게 순응한 검찰 수뇌부가 빚어낸 사법적 참사입니다.
⓵ 법무부의 수사지휘권 발동 협박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 차관은 항소 포기를 종용하며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례 없는 엄포를 놓았습니다. 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소유지에 전념하던 수사·공판팀의 입을 막기 위한 노골적인 압박이자 명백한 권한 남용이었습니다.
⓶ 대검·중앙지검 수뇌부의 결재 번복과 책임 회피
당초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을 승인하고 결재까지 마쳤던 중앙지검장은 마감일 밤 11시 30분경 대검의 압박에 굴복하여 자신의 결재를 스스로 번복하였습니다. 사후에 “중앙지검 의견은 달랐다”며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는 항소를 가로막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당시 검찰총장직무대행 또한 이를“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강변하며 지휘부의 과오를 정당화했습니다.
⓷ 자정 직전 하달된 ‘항소 금지’ 폭거
항소장 접수를 위해 법원 앞에서 대기 중이던 실무진에게 마감 직전 하달된 일방적인 ‘항소 금지’ 지시는, 수사·공판팀 검사들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서 사법 정의를 물리적으로 봉쇄한 폭거였습니다. 결국 법무부·대검·중앙지검의 수뇌부 모두는 이 거대한 사법 방해의 공범으로서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셋째, 진실을 말하는 검사들을 겨냥한 부당한 ‘보복성 인사’입니다.
항소 포기 사태 직후, 지휘부에 합리적인 경위 설명을 촉구한 전국 검사장들을 향해 법무부는 해명 대신 ‘강등 및 좌천’이라는 가혹한 보복을 택했습니다.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 핵심 간부들을 하루아침에 내친 것은 명백한 인사권 남용입니다. 이는 공직 내부의 정당한 비판을 원천 봉쇄하는 신종 ‘입틀막’이자, 검찰의 중립성을 뿌리째 흔드는 폭거입니다.
넷째, 사법 정의의 실종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오직 부패 세력입니다.
검찰의 납득할 수 없는 항소 포기로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을 온전히 지키게 된 대장동 업자들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진정한 승자입니다. 법과 원칙을 지킨 수사 검사들은 ‘보복성 감찰’과 ‘징계의 칼날’ 위에 서 있는 반면, 수천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업자들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부패 세력에게 ‘수천억 원짜리 미소’를 선사한 대가가 고작 수사 검사들에 대한 음해성 위증입니까. 부패 재산은 철저히 보호하면서 진실을 쫓던 검사들만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 기막힌 현실이야말로, 지금 국회가 강행하는 국정조사의 추악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에 즉각 착수하십시오.
항소 포기 당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검찰의 항소포기 결정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적절하다(29%)’는 응답을 압도하는 수치로, 국민께서 권력의 외압에 의해 무너진 사법 시스템의 민낯을 이미 명확히 꿰뚫어 보고 계심을 증명합니다. 권력의 외압으로 사법 정의의 시계가 멈춰 섰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참담한 사태에 정당한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직분에 충실했던 검사들이 부당한 징계를 받는 현실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조작 기소’라는 허구의 대본으로 객관적 진실을 덮으려는 위헌적 기획 연극을 당장 멈추십시오. 사태의 당사자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조차 국회에서 “어떤 결단이든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며 국정조사와 특검 수용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제 국회는 정당한 법 집행자들을 향한 마녀사냥을 중단하고, 국민의 분노에 화답해야 합니다. 법무부 수뇌부와 대검·중앙지검 지휘부가 과연 누구 지시를 받아 7,800억 원대 범죄수익 환수를 포기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십시오. 무너진 형사사법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길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사상 초유의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 4. 26. 송경호(前서울중앙지검장)
박세원 기자 misoma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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