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법원장들 “위헌적 입법 폭주” 정면 비판…사법부·민주당 충돌 격화

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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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묵 “판사 쇼핑이 핵심”…민주당 사법개혁안 실체 직격

민주당의 사법 압박에 사법부 ‘여론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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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전국법원장회의에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시킨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전국의 각급 법원장, 법원행정처장, 사법연수원장, 사법정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KBS뉴스 캡처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전국 법원장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특별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 등 핵심 사법개혁 법안들에 대해 “위헌성이 크다”며 집단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대법원장과 전국 법관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가 동시에 공식 입장을 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로 촉발된 사법권 충돌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사법부 최고위 회의, 이례적 강도 높은 경고


5일 열린 전국법원장회의는 사법행정 수장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비롯한 각급 법원장 등 43명이 참석해 약 6시간 동안 민주당 법안의 위헌 소지를 집중 논의했다.


회의는 당초 사법보좌관 인사제도 개편 등 행정 현안 보고 위주로 예정돼 있었으나, 최근 국회에서 민주당이 사법개혁 입법을 강행하면서 사실상 ‘사법부 비상회의’로 전환됐다.


회의 후 법원장들은 공동 입장을 통해 두 가지 핵심 메시지를 내놨다.


첫째, 지난해 계엄 사태와 관련해 “위헌적 12·3 비상계엄이 국민과 국회의 노력으로 해제돼 헌정질서가 회복됐다”고 밝히며, 사법부가 현재 진행 중인 내란 관련 사건을 엄정하게 심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둘째, 민주당의 사법개혁 법안들에 대해 “재판의 중립성과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며 “위헌성으로 인해 재판 지연 등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크다”고 규정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을 동시에 비판한 것은, 단순한 제도 논쟁이 아닌 헌정 질서 문제로 사법부가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사법부 내부에서는 “정권이 특정 사건의 재판 구조에 직접 개입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우려가 이미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법부 믿어달라”…내란 사건 선고 앞두고 국민에 직접 호소


법원장들의 입장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관련 사건의 선고가 예정된 상황이므로 국민들께서는 사법부를 믿고 최종 재판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재판부와 법원장단이 국민에게 직접 메시지를 담아 ‘선고 결과를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한덕수 전 총리 등이 연루된 사건의 판결을 앞두고 정치권이 사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입법은 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동돼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이날 인사말에서 “사법 제도는 일단 바뀌면 되돌리기 어려운 영향을 남긴다”며 “그릇된 방향으로의 개편은 국민에게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공개 경고했다.


대법원장이 특정 입법을 염두에 두고 ‘국민 피해’를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법안의 핵심 논란…“전담 재판부보다 더 큰 문제는 판사 선택권”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사법개혁’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를 “위헌적 개입”이라고 규정한다. 재판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흔들고, 특정 성향의 판사들로 재판부를 구성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이 논란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방송에서) 민주당 패널들은 '전담 재판부가 뭐가 문제냐'고 하는데, 전담 재판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외부가 관여해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판사를 뽑겠다는 '판사 쇼핑'이 문제라는 겁니다. 이 핵심을 국민들이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최 평론가의 지적대로 ‘전담재판부’는 외형이고, 실질적 쟁점은 “판사 결정권을 누가 쥐느냐”다. 재판을 맡을 판사를 특정 집단이 골라 배치할 수 있는 구조는 그 자체만으로 중대한 위헌 요소를 안고 있다.


법왜곡죄 신설도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법관이나 검사가 고의로 법리를 왜곡하거나 사실을 조작하면 처벌한다는 내용이지만, ‘왜곡’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해, 판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정치권이 사법부를 형사적으로 압박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입법 파도’에 사법부 ‘여론전’으로 대응


사법부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위헌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민주당은 국회 법사위에서 해당 법안을 밀어붙였다. 여권 핵심 관계자들은 “사법농단의 반대 개념인 ‘정치농단 사법화’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최병묵 평론가는 사법부의 대응 전략에 대해 “지금 조희대 사법부가 국회(민주당)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은 ‘여론전’ 외에는 없습니다”라며 “소금을 살짝 뿌려서 간을 보고 있는 겁니다. 여론이 악화되면 대통령실도 그때야 무게를 실어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즉, 사법부가 정치권의 강압적 입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은 ‘국민 설득’뿐이라는 의미다. 이는 전국 법원장회의가 이례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표출하게 된 배경으로도 해석된다.


내년 초 정치권력 지형 흔들 변수…입법·재판·여론 삼각 충돌


민주당은 올해 안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법왜곡죄 신설, 법원행정처 폐지·사법행정위원회 설치, 대법관 증원 등 전방위 사법개편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입법부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사실상 동조하고 있다.


반면 사법부와 야권은 “명백한 위헌 입법”, “특정 사건을 겨냥한 맞춤형 법안”이라며 날선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공을 쥐고 있는 것은 여론이다. 사법부가 국민에게 직접 “재판을 믿어 달라”고 호소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사법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는 이번 입법 충돌은 내년 초 재판 결과, 헌재 판단, 정치권 반응 등과 맞물려 한국 정치·사법 지형을 뒤흔드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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