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사령관 “조건 충족 전까진 불가”… 전작권 전환 ‘원칙’ 재확인

2026년 3월 3일 태국 사타힙 전투작전센터에서 유엔군사령부, 연합군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 자비에 T. (사진 우측)브런슨 장군이 해상 타격 작전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군 공식 홈페이지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명확한 타임라인을 제시함과 동시에,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어를 넘어선 지역 전략 거점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현지시간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에 잇달아 출석해 2029 회계연도 2분기(2029년 1~3월)까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음을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의 전작권 조기 전환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듯 보이나, 그 속내에는 '조건 충족'이라는 엄격한 안전장치가 깊게 깔려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청문회 내내 '조건에 기반한 전환'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정치적 논리에 따른 성급한 이양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조건들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전작권을 성급하게 넘길 필요가 없다"고 거듭 못 박았다.
이어 한국군의 역량에 대해서는 세계 5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방위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언급해 현재의 안보 태세가 완전한 독자 작전 수행에는 부족함을 시사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증명해야 함을 미국 측이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시야 변화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 관련 임무를 '필수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원으로 규정하고, "시야를 서쪽으로 넓혀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주한미군이 더 이상 한반도 내 북한 도발 억제에만 국한된 군대가 아니라, 대만해협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급변 사태에 즉각 대응하는 '전략적 기동군'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초점을 맞춘다"는 그의 발언은 주한미군의 자산 운영이 한반도 안보와 미 본토 방어, 나아가 역내 미국의 이익 증진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로드맵이 현 정부의 '안보 포퓰리즘'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위해 안보의 기본 전제마저 도외시하려던 정부의 '졸속 추진'에 미국이 사실상 레드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야권의 한 외교안보 인사는 "전작권 전환은 국방 태세의 완성도가 기준이 되어야 함에도, 정권의 성적표를 위해 미군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동맹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태"라며 "미국의 명확한 선 긋기는 국가 안보를 정치적 도구로 삼아온 정부의 오만함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꼬집었다.
보수시민사회는 "한국 안보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미국 측의 무거운 경고"라고 분석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주한미군을 대만해협과 인태 지역의 전략 기동군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은, 향후 한반도에 위기 발생 시 미군이 이전과 같은 즉각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국NGO연합 이희범 상임대표는 "이번 로드맵 제출은 한미 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내세우는 정치적 일정표에 미국이 흔들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으로 이동하며 '한국 방어'라는 단일 목적에서 벗어나는 만큼, 우리 군은 독자적인 대북 억제력을 더 빠르게, 더 완벽하게 갖추지 못할 경우 '안보 공백'이라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의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주한미군이라는 강력한 방패가 다른 곳을 바라볼 때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느냐는 생존의 문제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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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jhlesteban@ngopress.com
2026년 3월 3일 태국 사타힙 전투작전센터에서 유엔군사령부, 연합군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 자비에 T. (사진 우측)브런슨 장군이 해상 타격 작전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군 공식 홈페이지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명확한 타임라인을 제시함과 동시에,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어를 넘어선 지역 전략 거점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현지시간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에 잇달아 출석해 2029 회계연도 2분기(2029년 1~3월)까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음을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의 전작권 조기 전환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듯 보이나, 그 속내에는 '조건 충족'이라는 엄격한 안전장치가 깊게 깔려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청문회 내내 '조건에 기반한 전환'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정치적 논리에 따른 성급한 이양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조건들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전작권을 성급하게 넘길 필요가 없다"고 거듭 못 박았다.
이어 한국군의 역량에 대해서는 세계 5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방위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언급해 현재의 안보 태세가 완전한 독자 작전 수행에는 부족함을 시사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증명해야 함을 미국 측이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시야 변화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 관련 임무를 '필수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원으로 규정하고, "시야를 서쪽으로 넓혀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주한미군이 더 이상 한반도 내 북한 도발 억제에만 국한된 군대가 아니라, 대만해협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급변 사태에 즉각 대응하는 '전략적 기동군'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초점을 맞춘다"는 그의 발언은 주한미군의 자산 운영이 한반도 안보와 미 본토 방어, 나아가 역내 미국의 이익 증진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로드맵이 현 정부의 '안보 포퓰리즘'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위해 안보의 기본 전제마저 도외시하려던 정부의 '졸속 추진'에 미국이 사실상 레드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야권의 한 외교안보 인사는 "전작권 전환은 국방 태세의 완성도가 기준이 되어야 함에도, 정권의 성적표를 위해 미군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동맹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태"라며 "미국의 명확한 선 긋기는 국가 안보를 정치적 도구로 삼아온 정부의 오만함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꼬집었다.
보수시민사회는 "한국 안보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미국 측의 무거운 경고"라고 분석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주한미군을 대만해협과 인태 지역의 전략 기동군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은, 향후 한반도에 위기 발생 시 미군이 이전과 같은 즉각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국NGO연합 이희범 상임대표는 "이번 로드맵 제출은 한미 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내세우는 정치적 일정표에 미국이 흔들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으로 이동하며 '한국 방어'라는 단일 목적에서 벗어나는 만큼, 우리 군은 독자적인 대북 억제력을 더 빠르게, 더 완벽하게 갖추지 못할 경우 '안보 공백'이라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의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주한미군이라는 강력한 방패가 다른 곳을 바라볼 때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느냐는 생존의 문제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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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jhlesteban@ngo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