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규백 국방부 장관 [뉴데일리]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방위병 복무 이탈 의혹을 둘러싼 국방부 해명이 오히려 의문을 키우고 있다. 국방부는 “탈영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단정하면서도 정작 논란의 출발점인 병적기록부 원본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록에 오류가 있다면서도 정정 청구는 장관 퇴임 뒤에 하겠다고 했다. 사실관계를 밝히기보다 시간을 미루는 모양새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 장관의 병적기록부에는 1983년 11월 입대해 1985년 8월 소집해제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당시 방위병 복무기간이 14개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록상 복무기간은 약 22개월이다. 야권에서는 이 8개월의 공백을 놓고 근무지 이탈이나 구금, 추가 복무 의혹을 제기해 왔다.
국방부는 10일 “안 장관은 구금을 비롯해 어떤 처분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탈영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추가 복무가 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처음에는 추가 복무 기간을 “30일”이라고 했다가 이후 “며칠 동안”으로 수정했다.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부대에서 더 복무하라고 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추가로 복무한 것”이라고 했다. 장관의 병적기록을 해명하는 국방부가 정작 추가 복무의 정확한 기간과 이유를 모른다고 한 것이다.
안 장관 측 설명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안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14개월 복무를 마치고 1985년 1월 소집해제돼 대학에 복학했지만, 이후 추가 복무 통보를 받고 여름방학 때 다시 근무했다고 밝혔다. 부대 현역병에게 자신의 집에서 점심을 제공한 일로 조사를 받았고, 조사 기간이 근무기록에 포함되지 않아 추가 복무가 발생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조사 기간이 왜 8개월의 기록 차이로 이어졌는지, 조사와 추가 복무 사이에 어떤 행정 절차가 있었는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국방부도 “왜 그렇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대학 성적 있으니 탈영 아니다” 해명도 논란
국방부는 안 장관의 1985년 1학기 대학 성적표를 들어 탈영 의혹을 반박했다. 탈영으로 7개월을 이탈했다면 어떻게 대학 성적이 존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이를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했다. 최 평론가는 “방위병으로 복무하다가 탈영을 해서 학교에 다녔다면 당연히 그 1학기 성적은 있을 수 있다”며 “성적이 있다는 사실은 탈영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학 성적표는 해당 학기에 학교에 다녔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 당시 병역 상태가 적법했는지까지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방부가 의혹의 핵심인 군 기록이 아니라 학적 자료로 대응하면서 논점을 비켜갔다는 것이다.
“잘못된 기록”이라면서 왜 10년간 정정 안 했나
국방부는 병적기록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안 장관이 퇴임한 뒤 정정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장관 신분으로 정정을 신청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 해명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장관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2016년 병적기록 오류를 처음 알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장관 취임 전까지 약 9년 동안 정정 절차를 밟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최 평론가는 “정정 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며 “잘못된 기록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오랜 기간 바로잡지 않은 점은 상식적으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방부의 “퇴임 후 정정” 방침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병적기록이 단순한 행정 오류라면 현직 장관일 때일수록 투명하게 정정 절차를 밟고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권력 없는 신분이 된 뒤 처리하겠다는 설명은 공정성을 고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임기 중 검증을 피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
“공개하면 끝날 일”…병적기록 원본은 왜 감추나
논란을 끝낼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병적기록부 원본 공개다. 구금이나 징계 기록이 없다면 해당 부분을 공개하면 된다.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복무기간, 상벌 기록, 소집해제 경위 등 핵심 부분만 확인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최 평론가는 “상벌란이 백지라면 그 부분을 공개하면 논란이 끝난다”며 “그런데 공개하지 못하니 의혹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40년 전 잘못된 기록을 공개하면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잘못된 기록만 국민 머릿속에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기록 공개를 피할 이유라기보다 오히려 정정 근거와 함께 공개해야 할 이유에 가깝다. 기록이 틀렸다면 어떤 자료로 오류임을 입증할 수 있는지 제시하면 된다.
국방부는 국가의 병역 행정과 군 기강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장관 본인의 병적기록에 의문이 제기됐는데도 “기록은 잘못됐지만 공개할 수 없고, 정정은 나중에 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국민에게 병역 의무의 엄정함을 요구할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정도, 해명도 부족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안 장관이 실제 탈영하거나 구금 처분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최 평론가의 “병적기록상 구금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주장 역시 해석의 영역이다. 국방부는 구금과 징계 처분이 없었다고 공식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의혹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과 국방부 해명이 충분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추가 복무 기간을 30일이라고 했다가 며칠로 바꾸고, 왜 추가 복무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탈영은 허위라고 단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안 장관과 국방부가 해야 할 일은 의혹 제기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과 자료로 반박하는 것이다. 병적기록부 원본, 소집해제와 추가 복무 관련 행정 문서, 당시 조사와 처분 내역을 공개하거나 독립적인 검증 절차에 맡기면 된다.
국방부 장관은 누구보다 병역 문제에서 높은 도덕성과 투명성을 보여야 하는 자리다. 기록 공개를 미루고 정정도 퇴임 뒤로 넘기는 방식은 의혹 해소가 아니라 의혹의 유통기한만 늘릴 뿐이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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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 [뉴데일리]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방위병 복무 이탈 의혹을 둘러싼 국방부 해명이 오히려 의문을 키우고 있다. 국방부는 “탈영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단정하면서도 정작 논란의 출발점인 병적기록부 원본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록에 오류가 있다면서도 정정 청구는 장관 퇴임 뒤에 하겠다고 했다. 사실관계를 밝히기보다 시간을 미루는 모양새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 장관의 병적기록부에는 1983년 11월 입대해 1985년 8월 소집해제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당시 방위병 복무기간이 14개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록상 복무기간은 약 22개월이다. 야권에서는 이 8개월의 공백을 놓고 근무지 이탈이나 구금, 추가 복무 의혹을 제기해 왔다.
국방부는 10일 “안 장관은 구금을 비롯해 어떤 처분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탈영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추가 복무가 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처음에는 추가 복무 기간을 “30일”이라고 했다가 이후 “며칠 동안”으로 수정했다.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부대에서 더 복무하라고 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추가로 복무한 것”이라고 했다. 장관의 병적기록을 해명하는 국방부가 정작 추가 복무의 정확한 기간과 이유를 모른다고 한 것이다.
안 장관 측 설명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안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14개월 복무를 마치고 1985년 1월 소집해제돼 대학에 복학했지만, 이후 추가 복무 통보를 받고 여름방학 때 다시 근무했다고 밝혔다. 부대 현역병에게 자신의 집에서 점심을 제공한 일로 조사를 받았고, 조사 기간이 근무기록에 포함되지 않아 추가 복무가 발생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조사 기간이 왜 8개월의 기록 차이로 이어졌는지, 조사와 추가 복무 사이에 어떤 행정 절차가 있었는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국방부도 “왜 그렇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대학 성적 있으니 탈영 아니다” 해명도 논란
국방부는 안 장관의 1985년 1학기 대학 성적표를 들어 탈영 의혹을 반박했다. 탈영으로 7개월을 이탈했다면 어떻게 대학 성적이 존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이를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했다. 최 평론가는 “방위병으로 복무하다가 탈영을 해서 학교에 다녔다면 당연히 그 1학기 성적은 있을 수 있다”며 “성적이 있다는 사실은 탈영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학 성적표는 해당 학기에 학교에 다녔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 당시 병역 상태가 적법했는지까지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방부가 의혹의 핵심인 군 기록이 아니라 학적 자료로 대응하면서 논점을 비켜갔다는 것이다.
“잘못된 기록”이라면서 왜 10년간 정정 안 했나
국방부는 병적기록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안 장관이 퇴임한 뒤 정정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장관 신분으로 정정을 신청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 해명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장관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2016년 병적기록 오류를 처음 알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장관 취임 전까지 약 9년 동안 정정 절차를 밟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최 평론가는 “정정 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며 “잘못된 기록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오랜 기간 바로잡지 않은 점은 상식적으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방부의 “퇴임 후 정정” 방침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병적기록이 단순한 행정 오류라면 현직 장관일 때일수록 투명하게 정정 절차를 밟고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권력 없는 신분이 된 뒤 처리하겠다는 설명은 공정성을 고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임기 중 검증을 피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
“공개하면 끝날 일”…병적기록 원본은 왜 감추나
논란을 끝낼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병적기록부 원본 공개다. 구금이나 징계 기록이 없다면 해당 부분을 공개하면 된다.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복무기간, 상벌 기록, 소집해제 경위 등 핵심 부분만 확인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최 평론가는 “상벌란이 백지라면 그 부분을 공개하면 논란이 끝난다”며 “그런데 공개하지 못하니 의혹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40년 전 잘못된 기록을 공개하면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잘못된 기록만 국민 머릿속에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기록 공개를 피할 이유라기보다 오히려 정정 근거와 함께 공개해야 할 이유에 가깝다. 기록이 틀렸다면 어떤 자료로 오류임을 입증할 수 있는지 제시하면 된다.
국방부는 국가의 병역 행정과 군 기강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장관 본인의 병적기록에 의문이 제기됐는데도 “기록은 잘못됐지만 공개할 수 없고, 정정은 나중에 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국민에게 병역 의무의 엄정함을 요구할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정도, 해명도 부족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안 장관이 실제 탈영하거나 구금 처분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최 평론가의 “병적기록상 구금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주장 역시 해석의 영역이다. 국방부는 구금과 징계 처분이 없었다고 공식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의혹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과 국방부 해명이 충분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추가 복무 기간을 30일이라고 했다가 며칠로 바꾸고, 왜 추가 복무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탈영은 허위라고 단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안 장관과 국방부가 해야 할 일은 의혹 제기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과 자료로 반박하는 것이다. 병적기록부 원본, 소집해제와 추가 복무 관련 행정 문서, 당시 조사와 처분 내역을 공개하거나 독립적인 검증 절차에 맡기면 된다.
국방부 장관은 누구보다 병역 문제에서 높은 도덕성과 투명성을 보여야 하는 자리다. 기록 공개를 미루고 정정도 퇴임 뒤로 넘기는 방식은 의혹 해소가 아니라 의혹의 유통기한만 늘릴 뿐이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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