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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도 모르는 군 홍보”… 이게 국가기관 수준인가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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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엔 상사, 모자엔 대위’… 중국인에 의뢰?

뒤죽박죽 된 軍인사 풍자한 건 아닌지 의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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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육군의 ‘학사장교 모집’ 광고가 보여준 장면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 사회 공공 시스템이 어디까지 느슨해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광고 속 여군 모델은 어깨에는 부사관 계급인 ‘상사’ 계급장을 달고 있으면서, 베레모에는 장교 계급인 ‘대위’ 계급장을 착용하고 있다. 트루스데일리


'대한민국 육군 학사 장교 모집' 포스터 속 홍보 모델이 서로 다른 계급장이 부착된 모자와 전투복을 착용한 것으로 나타나 SBS상에서 난리가 났다. 


해당 포스터에는 2월 23일부터 5월 15일까지 육군 학사 장교를 뽑는다는 문구와 함께 정복을 입은 남성과 전투복을 착용한 여성 모델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담았다.


문제는 포스터 속 여군 모델의 계급 불일치와 손 포즈다. 


모델의 어깨엔 부사관 계급인 ‘상사’ 계급장이 달려 있고, 같은 모델이 착용한 베레모에는 장교 계급인 ‘대위’ 계급장이 달려 있다. 한 복장에 계급장이 혼용된 계급 불일치를 보인 것이다. 군에 대한 기본 규정과 상식에서 멀리 벗어난 엉터리 모델인 셈이다.


더욱이 해당 여성 모델의 손 모양 역시 온라인상에서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조롱하는 의미인 '집게 손' 모양이다. 누군가 대한민국 육군 전체를 모욕하려는 의미로 포스터를 제작해 보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대한민국 육군의 ‘학사장교 모집’ 광고가 보여준 장면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 사회 공공 시스템이 어디까지 느슨해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러한 군 홍보물 오류는 과거에도 반복된 바 있다. 2022년 국군의날 기념 영상에서 육군 장비를 소개하는 장면에 중국군 장갑차 이미지가 삽입돼 논란이 발생해 이후 국방부가 부랴부랴 영상을 수정했다. 해외에서도 유사 사례가 확인된다. 2018년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모병 광고에 러시아 군함 이미지가 사용돼 논란이 일었고 해당 광고는 즉각 삭제됐다.


군대에서 계급은 조직 질서의 핵심이다. 이를 혼용했다는 것은 단순한 디자인 오류를 넘어, 군의 기본 개념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결과물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나아가 대부분이 남성인 국군을 성적으로 조롱한 것은 예비역을 포함한 대한민국 국군 전체를 성희롱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장관에 책임을 물을 일이다. 


해당 포스터는 18일부터 서울역·용산역·신용산역·대전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전국 각지에 부착돼 홍보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개인의 창작물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공식 홍보물이라는 점이다. 여러 단계의 검토와 승인 과정을 거쳤을 텐데도 이런 오류가 걸러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시스템 전반의 긴장감이 크게 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에 의뢰한 건 아닌지 의문을 갖는 게 젼혀 이상하지가 않다.


“사소한 실수”도 반복되면 실력이 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 실수로 치부한다. 그러나 군에서 계급은 이름이나 로고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다. 민간 조직으로 비유하면 직책 체계를 완전히 잘못 표기한 것과 다르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반복이다. 이런 기본 오류가 반복될수록 국민은 이를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 나아가 역량 부족의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


왜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가


이번 사안은 단순 포스터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 영역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구조적 문제와 닿아 있다.


△기본 검증의 부재 △전문성보다 형식에 치우친 행정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의사결정 구조 등 세 가지가 결합하면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 겉보기는 그럴듯하지만, 정작 핵심은 틀린 결과물이다.


정치적 환경과 연결 짓는 시각도 존재


한편 일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더 큰 맥락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즉, 최근 군 관련 인사와 정책을 둘러싼 논란들이 이어지면서 조직 전반의 긴장감과 전문성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예를 들어, 방위병 출신의 국방부 장관 임명 등 국방 분야 인사 배경에 대한 논쟁, 4성 장군 전원 동시 강제 제대 등 군 부적절한 수뇌부 인사,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명령 받은 행위에 내란 혐의를 뒤집어 씌운 정치 사법적 판단 등이 이어지면서, 현장의 기본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신뢰는 ‘디테일’에서 무너진다


군은 신뢰로 유지되는 조직이다. 명령 체계와 계급 구조, 규율은 작은 오류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함 위에 서 있다. 그런 조직이 스스로 만든 홍보물에서 계급조차 구분하지 못한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기본도 지키지 못하는 조직이, 더 중요한 일은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


문제는 포스터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이번 ‘학사장교 모집’ 광고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그것은 공공기관 전반의 관리 체계와 책임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작은 디테일 하나가 무너질 때, 신뢰는 생각보다 빠르게 붕괴된다.


그리고 신뢰를 잃은 조직은 어떤 메시지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점검이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유진실 기자 webmaster@truth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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