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빅터 차 “韓 대만 문제 비협조 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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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안보없이 중국과 경제적 기회는 없다”

미 상원 외교 위원회에서 등장한 주한미군 철수 협상카드

 

▲ 일본 난세이 제도. 이 섬들은 일본 본토보다 대만에 더 가까워, 미국에 있어 대(對)중 전략적 가치가 크다. Google Maps 캡처

 

26일 미국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공유하는 위협’ 에 대한 상원 외교 위원회가 열렸다. 위원회에서 빅터 차(Victor Cha)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인태지역 내 미 동맹국들의 역할 강화 필요성을 증언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을 꼬집어 대만 분쟁에 미국과 하나된 움직임을 촉구했다.

 

본 위원회는 미 대통령이 외교 조약·대사 임명을 하는 데에 조언과 견제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헌법기관으로서 그 영향력이 막대하다. 또한 현재 미·중 간 세력 다툼의 최전선이 대만이라는 점에서, 차 석좌의 한·일을 겨냥한 행동 요구의 배경이 주목된다.

 

차 석좌는 한국 상황의 핵심이 “주한미군의 존재가 대북 위협을 겨냥하는 것이라는 프레임이 짜여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만 문제로의 프레임 전환을 하는 것은 어렵다(problematic). 한국인들이 전통적으로 미·중 분쟁에 끼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그는 “미국은 주한미군의 임무를 한반도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로 전환하는 논의를 차기 한국 정부와 할 수 있다”며 “이 방안에는 미군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는 주한미군이 대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한국을 압박하는 데에 ‘주한미군 철수’가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으로서 충격적이다.

 

반면 일본에게는 기존까지의 협력을 고평가함에 더해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24일 미·일은 합동 작전 지휘를 위한 ‘일본통합작전사령부(JJOC)’를 창설했다. 차 석좌는 이 사령부의 창설이 ‘칭찬할 만하다(commendable)’며 일본 내 여론의 지지도 받고 있다고 밝힘과 동시에, 일본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협력해 남서(Nansei, 南西) 지역 섬들의 미군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중앙정부는 ‘일본의 안보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지방정부에 이해시키도록 ‘해야만 한다(must)’며 구체적인 행동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이는 대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미야코지마(宮古島) 등의 난세이 제도에 미군이 접근 가능하도록 압박해, 일본이 대만 문제에 적극 개입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결국 차 석좌에 따르면 미국은 한·일 모두 대만 문제에 개입하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게는, 남북 문제에만 사로잡힌 국내 여론 때문에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 주한미군 철수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 주도의 한·일 간 인태 지역 내 중요성 강화 경쟁에 일본이 한 발 앞서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차 석좌는 이번 외교위원회 발언 내내 인태지역 내 동맹국들의 역할 강화를 일관되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없이 (중국과의) 경제적 기회는 없다. 오직 중국에 의한 경제적 강요(coercion)만이 있을 뿐”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는 한반도에만 갇힌 안보 인식을 가진 한국인에게, 대만을 포함한 세계적인 시각을 가지라는 날카로운 경고다. 

 

 

구하진 기자arawave@skyedaily.com

출처 :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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