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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결국 14일 만에 낙마…버티기 접은 결정적 이유는 ‘민심’과 與의 손절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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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14일 만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 자진 사퇴

불과 사흘 전까지 “의원·장관 겸직 법적으로 가능” 정면돌파

민주당도 “청년 여론 들끓어”…결국 공개적으로 결단 압박

겸직·배우자 당직·사당화 논란 겹치며 방어선 무너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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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X 캡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용 후보자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용 후보자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과 사흘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직접 반박하며 인사청문회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사퇴는 사실상 급격한 입장 변화다.


용 후보자의 사퇴 배경에는 여러 논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결국 악화된 여론과 이에 따른 더불어민주당의 사실상 ‘철수 요구’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용 후보자 역시 사퇴 과정에서 민주당으로부터 결단을 요청받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따라 외형은 ‘자진 사퇴’지만 정치적으로는 여권이 더 이상 용 후보자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뒤 퇴로를 마련한 것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물러날 이유 없다”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비례대표 국회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문제에 대해 그는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은 법률상 허용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고 장관으로 취임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논리였다.


기본소득당과 관련해 제기된 이른바 ‘사당화’ 의혹과 배우자의 당직 임명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따라서 당시까지만 해도 용 후보자가 스스로 후보직을 포기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에서 ‘법적으로 가능한가’와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였다.


특히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까지 맡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정치권에서는 법적 문제와 별개로 ‘특혜’와 ‘공정성’ 논란이 커졌다.


민주당 관계자조차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재선과 의원·장관 겸직 문제가 국민에게 특혜와 불공정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청문회에서 법적 논리를 설명한다고 여론이 반전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결정타는 여론…‘적절 13%, 부적절 61%’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여론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용 후보자 지명에 대해 ‘적절하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한 반면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61%로 나타났다. 단순히 찬반이 엇갈리는 정도가 아니라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한 것이다.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YTN)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통상 야당 지지층의 반발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용 후보자의 경우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였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권이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한 장관 후보자를 끝까지 방어해야 할 정치적 실익이 있느냐는 문제까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태도가 달라졌다


사퇴 직전 나타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신호는 민주당의 변화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초 용 후보자를 즉각 포기하기보다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는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발언 수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3일 “국민의 목소리나 판단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고 밝혔고,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11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고 했다. 이어 조계원 대변인은 12일 “청년 세대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민주당은 급기야 “당내외 의견을 비상하게 취합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용 후보자 스스로 결단할 것을 압박했다.  


야당의 사퇴 요구만 계속됐다면 용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버틸 여지는 있었다. 그러나 자신을 방어해야 할 여당이 오히려 공개적으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정치적 방어막 자체가 사실상 사라졌다.


결국 이번 사퇴의 직접적 계기는 야당의 공격보다는 여권 내부에서 ‘용혜인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법적 문제없다’는 해명이 오히려 독 됐나


용 후보자의 대응 방식도 결과적으로는 여론 반전에 실패했다.


용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문제 상당 부분에 대해 법률이나 당헌·당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는 ‘위법 여부’만으로 논란이 끝나지 않는다.


비례대표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장관직까지 맡는 것이 적절한지, 소수정당 운영 과정에서 배우자 등 가까운 인사가 핵심 역할을 맡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등은 법적 판단과 별개의 정치적 문제다.


때문에 용 후보자의 해명이 의혹을 차단하기보다는 오히려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10일 기자회견 이후에도 여권 내부의 우려는 줄지 않았고 오히려 민주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압박 강도가 높아졌다. (연합뉴스)


배우자 당직·‘가족 정당’ 논란까지 겹쳐


의원직 겸직 문제만 있었다면 청문회를 통해 돌파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논란이 연이어 확대됐다.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당직을 둘러싸고 이른바 ‘셀프 임명’ 의혹이 제기됐고, 기본소득당이 사실상 용 후보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당’ 또는 ‘가족 정당’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용 후보자는 관련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정치적 부담까지 해소하지는 못했다.


결국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사안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늘어나면서 인사청문회 자체가 정부 정책이나 성평등가족부 운영 계획보다 용 후보자 개인과 기본소득당 운영 문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상황에서 여권으로서는 용 후보자 한 명을 지키기 위해 전체 인사청문 정국을 방어전으로 끌고 갈 이유가 점점 줄어들었다.


김승원 지키기 위한 ‘선택과 집중’ 가능성도


또 하나의 정치적 배경으로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있다.


현재 여권은 김 후보자 역시 높은 부정 여론과 야권의 집중 공세에 직면한 상태다. 그러나 두 후보자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태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김승원 후보자에 대해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판단된다. 지킬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반면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 ‘청년 세대 여론’, ‘비상한 의견 취합’ 등의 표현이 잇따라 등장했다.


결국 여권 입장에서 모든 후보자를 동시에 방어하기보다 핵심 국정 과제와 연결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정치적 역량을 집중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여권이 공식적으로 밝힌 사퇴 사유가 아니라, 당시 민주당의 상반된 대응과 인사청문 정국을 토대로 한 정치적 해석이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형식은 ‘자진 사퇴’…실질적으로는 정치적 퇴로 선택


종합하면 용 후보자의 사퇴에는 크게 네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장관 지명 자체에 대한 압도적으로 높은 부정 여론이다.


둘째는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둘러싼 특혜·공정성 논란이다.


셋째는 배우자의 당직 문제와 기본소득당 사당화 논란이 겹치면서 검증 이슈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더 이상 용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기로 한 정치적 판단이다.


특히 용 후보자가 사퇴 회견에서 민주당 측으로부터 결단을 요청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퇴를 후보자 개인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청와대가 직접 지명을 철회할 경우 대통령의 인사 실패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반면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면 대통령에게 돌아갈 정치적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용 후보자의 결단을 압박하면서도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지명 철회를 요구하지 않았던 배경에도 이런 정치적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하는 것보다 용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


용 후보자의 낙마는 장관 후보자 검증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있느냐만큼이나 국민이 인사를 공정하고 상식적이라고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 사례가 됐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로서는 장관 후보자 지명 2주 만에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향후 인사 검증 시스템을 둘러싼 정치적 책임론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야권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한 고비를 넘겼지만, 두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공방이 본격화할 경우 남은 인사청문회 역시 청와대에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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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영 gold@f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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