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배제하고 재제청 요구했다면 제청권 침해”… 경찰에 철저한 수사 촉구
“대통령 임명권이 대법원장 제청권 위에 설 수 있나”… 사법부 인사 개입 논란 확산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8월 31일 이 대통령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트루스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사실상 ‘재제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 대통령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8월 31일 이 대통령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은 단순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넘어,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라는 헌법상 권한이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쟁점은 명확하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즉 대통령에게 최종 임명권이 있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는 권한 역시 헌법에 의해 보장돼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청한 후보자를 국회에 보내지 않고,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사실상 통제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위가 문제 삼은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서민위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손 후보자에 대해 이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도록 요구한 행위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침해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민위는 이번 재제청 요구가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사실상의 ‘인사 가이드라인’이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김민기·박순영·윤성식 후보 등을 추천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배제하도록 요구하거나 후보자 재추천을 압박할 수 있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방식이 관행으로 굳어질 경우다.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대법관 후보자를 사실상 걸러낸 뒤 대법원장에게 계속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다면, 대통령은 헌법상 ‘임명권자’를 넘어 사실상 대법관 인선을 주도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하며 대통령이 임명하는 헌법상 견제 구조가 무너지고, 대법관 인사가 대통령의 의중에 좌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서민위는 법원조직법 규정도 고발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조직법 제41조의2는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할 때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관 후보자 추천 절차가 법률에 따라 제도화돼 있는 만큼,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하거나 후보자 범위에 직접 관여할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 서민위의 주장이다.
결국 경찰이 들여다봐야 할 것은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느냐’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대법원장의 독립적인 제청권을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려면 대통령이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대법원장에게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직무유기 역시 대통령에게 해당 상황에서 법률상 의무가 있었고,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고발 자체가 곧 범죄 성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의혹을 가볍게 넘길 수도 없다.
대법관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최종적인 법률 판단을 내리는 자리다. 대법관 인선 과정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의심만으로도 사법부 독립에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면, 그 과정에서 어떤 판단과 기준이 작동했는지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후보자의 재제청을 요구했는지, 대통령실과 대법원 사이에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특정 후보자를 배제하거나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요구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요구에 법적 근거가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이번 사건은 한 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어디까지이며,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은 어디까지 독립적으로 보장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권의 성향이나 특정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서민위는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헌법과 법률이 허용한 권한 범위를 넘어섰는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경찰 역시 고발장을 접수했다는 사실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재제청 요구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적 근거, 의사결정 과정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권한 충돌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권의 인사 문제가 아니라 헌법이 정한 사법부 독립과 권력분립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최종 임명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대법원장의 제청권까지 사실상 통제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각각 독립적으로 행사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고발을 계기로 대통령의 사법부 인사권 행사가 헌법적 한계를 넘지 않았는지 국민 앞에 명확히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유진실 기자 webmaster@truth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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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8월 31일 이 대통령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트루스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사실상 ‘재제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 대통령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8월 31일 이 대통령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은 단순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넘어,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라는 헌법상 권한이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쟁점은 명확하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즉 대통령에게 최종 임명권이 있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는 권한 역시 헌법에 의해 보장돼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청한 후보자를 국회에 보내지 않고,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사실상 통제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위가 문제 삼은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서민위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손 후보자에 대해 이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도록 요구한 행위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침해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민위는 이번 재제청 요구가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사실상의 ‘인사 가이드라인’이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김민기·박순영·윤성식 후보 등을 추천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배제하도록 요구하거나 후보자 재추천을 압박할 수 있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방식이 관행으로 굳어질 경우다.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대법관 후보자를 사실상 걸러낸 뒤 대법원장에게 계속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다면, 대통령은 헌법상 ‘임명권자’를 넘어 사실상 대법관 인선을 주도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하며 대통령이 임명하는 헌법상 견제 구조가 무너지고, 대법관 인사가 대통령의 의중에 좌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서민위는 법원조직법 규정도 고발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조직법 제41조의2는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할 때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관 후보자 추천 절차가 법률에 따라 제도화돼 있는 만큼,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하거나 후보자 범위에 직접 관여할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 서민위의 주장이다.
결국 경찰이 들여다봐야 할 것은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느냐’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대법원장의 독립적인 제청권을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려면 대통령이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대법원장에게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직무유기 역시 대통령에게 해당 상황에서 법률상 의무가 있었고,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고발 자체가 곧 범죄 성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의혹을 가볍게 넘길 수도 없다.
대법관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최종적인 법률 판단을 내리는 자리다. 대법관 인선 과정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의심만으로도 사법부 독립에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면, 그 과정에서 어떤 판단과 기준이 작동했는지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후보자의 재제청을 요구했는지, 대통령실과 대법원 사이에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특정 후보자를 배제하거나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요구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요구에 법적 근거가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이번 사건은 한 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어디까지이며,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은 어디까지 독립적으로 보장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권의 성향이나 특정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서민위는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헌법과 법률이 허용한 권한 범위를 넘어섰는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경찰 역시 고발장을 접수했다는 사실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재제청 요구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적 근거, 의사결정 과정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권한 충돌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권의 인사 문제가 아니라 헌법이 정한 사법부 독립과 권력분립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최종 임명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대법원장의 제청권까지 사실상 통제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각각 독립적으로 행사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고발을 계기로 대통령의 사법부 인사권 행사가 헌법적 한계를 넘지 않았는지 국민 앞에 명확히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유진실 기자 webmaster@truth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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