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는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자 ‘길 위의 별미’를 즐기는 장소로 꼽혀왔다.
그러니 근래 들어 휴게소 음식값을 두고 “왜 이렇게 비싸냐”는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라면 한 그릇과 우동, 간식 몇 개만 집어도 3만~4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정부가 실제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자 그 배경에는 복잡한 다단계 운영 구조와 과도한 수수료, 중간 운영업체의 갑질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퇴직자 네트워크 중심으로 형성된 폐쇄적 운영 구조가 문제로 제기됐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가 자회사를 통해 휴게소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가운데, 입찰 정보 사전 유출과 운영권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수사 의뢰와 세무조사, 운영 구조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돈 떼이고 식자재 강매까지…휴게소 불공정 백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쳇GPT 생성이미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휴게소 음식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그 과정에서 납품대금 미지급과 갑질, 과도한 수수료 구조 등이 잇따라 드러난 것이다.
14일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장원 국토교통부 도로관리과 과장은 최근 실시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휴게소 음식 가격 상승 배경과 운영 구조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와 중간 운영업체, 입점 소상공인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도로공사가 휴게소 운영권을 민간 운영업체에 맡기고, 운영업체가 다시 개별 입점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해 매장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중간 운영업체가 입점 여부와 계약 조건 등을 좌우하면서 사실상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해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조 자체가 운영업체 중심으로 짜여 있어 입점 소상공인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4월 13일부터 30일까지 약 2주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납품대금 미지급과 불공정 행위 여부 등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총 58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확인된 것은 납품대금 미지급이었다. 기흥임대·기흥민자·충주·망향휴게소 등 7개 휴게소에서는 총 53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현재까지 약 48억원은 지급이 완료됐으며,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와 법률 지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 운영업체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의혹도 다수 접수됐다. 운영업체가 원래 부담해야 할 급·배수시설 관리비와 간판 설치비 등을 입점업체에 떠넘기거나, 시중보다 가격이 높은 식자재 사용을 강요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일부 휴게소에서는 직원 임금 체불과 운영권 불법 전대차 의혹까지 제기됐다.
입점업체들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이 과장은 “임대료와 수수료, 관리비 등을 합치면 평균적으로 운영업체에 약 33% 수준의 비용을 내고 있다”며 “일부 휴게소 특정 업장은 50%에 가까운 수수료를 부담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높은 수수료 구조가 결국 휴게소 음식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운영업체가 도로공사에 납부하는 임대료는 평균 13.8%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계기로 휴게소 운영 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기흥휴게소 현장 점검 당시 “휴게소 내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국민과 소상공인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성회·H&DE 정조준…휴게소 사업 둘러싼 전관 의혹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4월 9일 경부고속도로 기흥 휴게소를 방문, 휴게소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휴게소 내 불공정 행위가 단순 개별 운영업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중심 단체인 ‘도성회’를 둘러싼 폐쇄적 운영 구조와도 연결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84년 설립된 도성회는 한국도로공사 임원 출신과 장기 재직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영리법인이다. 정관에는 ‘고속도로 건설 기술 발전 기여’ 등 공익 목적 사업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휴게소 사업을 통한 수익 구조 구축에 집중해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성회는 1980년대 후반부터 H&DE, 더웨이유통, HK하이웨이 등 자회사와 출자사를 설립해 휴게소 및 주유소 사업에 참여해왔다. 현재 이들 계열사를 통해 휴게소 9곳과 휴게소 주유소 7곳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관련 매출 규모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는 도성회가 이 같은 사업 구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의 지원과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국토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감사’ 결과에서는 도성회와 도로공사 간 유착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도성회는 자회사 H&DE 등을 통해 최근 10년간 연평균 8억8000만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렇게 확보한 수익금이 공익 목적 사업보다 회원 복지 성격으로 사용됐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약 4억원은 회원 생일축하금과 경조사비, 기념품 비용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들은 가입비 5만원과 평생회비 50만원을 납부하지만, 각종 축·조의금 등을 제외하고도 평균 244만원 수준의 금액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특히 도성회가 비영리법인 지위를 활용해 세제 혜택까지 받아온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회원들에게 지급된 수익금을 공익 목적 사업 비용처럼 처리하며 과세 대상 소득 일부를 누락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입찰 과정에서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선산(창원방향) 휴게소 리모델링 사업 입찰 과정에서 도로공사 내부 정보가 도성회 측에 사전에 전달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도로공사가 공식 입찰 공고를 내기 약 두 달 전부터 도성회 측은 입찰 일정과 연구용역 진행 상황, 사업 추진 계획 등을 공유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입찰 가격 산정 과정에서도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선산휴게소 낙찰 구조는 참여 업체들의 평균 투찰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H&DE가 제출한 가격이 다른 참여 업체들의 평균 투찰가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경쟁 업체 가격 정보가 사전에 공유됐거나 입찰 과정에서 교감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
휴게소 운영권 부여 과정에서 도성회 관련 업체에 유리한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에는 동일 그룹 계열사를 사실상 같은 회사로 판단해왔던 도로공사가 선산휴게소 사업에서는 H&DE와 더웨이유통을 별개의 회사로 인정했고, 이후 H&DE가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권을 함께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더웨이유통 역시 다른 지역 주유소 운영권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일부 사업이 공사비 확정 이전 단계에서 추진됐고, 투자금 검토와 사업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일부 사업은 업체가 실제 얼마를 투자할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휴게소 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다시 도성회로 흘러 들어갔다. 핵심 운영사인 H&DE는 최근 10년간 약 88억7000만원을 도성회에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게소 체류시간 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던 최근 수년간에도 매년 7억~8억원 수준의 배당이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후약방문 논란 속…휴게소 운영 개편 실효성 주목

결국 휴게소 운영 구조가 도로공사와 퇴직자 네트워크 중심으로 장기간 굳어지면서 입찰 공정성과 관리·감독 기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공공 인프라인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과정에서 일부 운영업체와 전관 조직 중심의 폐쇄적 구조가 형성됐고, 그 부담이 결국 입점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손질에 나서기로 했다.
앞으로 납품대금 미지급이나 갑질이 적발된 중간 운영업체에는 휴게소 운영서비스 평가에서 징벌적 감점을 부과하고 중대한 경우 계약 해지까지 추진한다. 입찰 평가에서도 대폭 감점하는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공기관과 입점 소상공인이 직접 계약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도로공사 전관의 휴게소 운영 개입 문제에 대한 개선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대책이 사후 대응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휴게소 운영 구조를 둘러싼 갑질과 불공정 논란이 수년간 반복돼왔음에도 관리·감독 기관인 도로공사가 이를 제때 바로잡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결국 핵심은 도로공사의 관리·감독 역할 강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휴게소는 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와 폐쇄적 운영 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개선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출처 :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속도로 휴게소는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자 ‘길 위의 별미’를 즐기는 장소로 꼽혀왔다.
그러니 근래 들어 휴게소 음식값을 두고 “왜 이렇게 비싸냐”는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라면 한 그릇과 우동, 간식 몇 개만 집어도 3만~4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정부가 실제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자 그 배경에는 복잡한 다단계 운영 구조와 과도한 수수료, 중간 운영업체의 갑질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퇴직자 네트워크 중심으로 형성된 폐쇄적 운영 구조가 문제로 제기됐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가 자회사를 통해 휴게소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가운데, 입찰 정보 사전 유출과 운영권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수사 의뢰와 세무조사, 운영 구조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돈 떼이고 식자재 강매까지…휴게소 불공정 백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쳇GPT 생성이미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휴게소 음식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그 과정에서 납품대금 미지급과 갑질, 과도한 수수료 구조 등이 잇따라 드러난 것이다.
14일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장원 국토교통부 도로관리과 과장은 최근 실시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휴게소 음식 가격 상승 배경과 운영 구조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와 중간 운영업체, 입점 소상공인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도로공사가 휴게소 운영권을 민간 운영업체에 맡기고, 운영업체가 다시 개별 입점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해 매장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중간 운영업체가 입점 여부와 계약 조건 등을 좌우하면서 사실상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해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조 자체가 운영업체 중심으로 짜여 있어 입점 소상공인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4월 13일부터 30일까지 약 2주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납품대금 미지급과 불공정 행위 여부 등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총 58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확인된 것은 납품대금 미지급이었다. 기흥임대·기흥민자·충주·망향휴게소 등 7개 휴게소에서는 총 53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현재까지 약 48억원은 지급이 완료됐으며,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와 법률 지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 운영업체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의혹도 다수 접수됐다. 운영업체가 원래 부담해야 할 급·배수시설 관리비와 간판 설치비 등을 입점업체에 떠넘기거나, 시중보다 가격이 높은 식자재 사용을 강요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일부 휴게소에서는 직원 임금 체불과 운영권 불법 전대차 의혹까지 제기됐다.
입점업체들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이 과장은 “임대료와 수수료, 관리비 등을 합치면 평균적으로 운영업체에 약 33% 수준의 비용을 내고 있다”며 “일부 휴게소 특정 업장은 50%에 가까운 수수료를 부담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높은 수수료 구조가 결국 휴게소 음식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운영업체가 도로공사에 납부하는 임대료는 평균 13.8%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계기로 휴게소 운영 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기흥휴게소 현장 점검 당시 “휴게소 내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국민과 소상공인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성회·H&DE 정조준…휴게소 사업 둘러싼 전관 의혹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4월 9일 경부고속도로 기흥 휴게소를 방문, 휴게소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휴게소 내 불공정 행위가 단순 개별 운영업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중심 단체인 ‘도성회’를 둘러싼 폐쇄적 운영 구조와도 연결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84년 설립된 도성회는 한국도로공사 임원 출신과 장기 재직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영리법인이다. 정관에는 ‘고속도로 건설 기술 발전 기여’ 등 공익 목적 사업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휴게소 사업을 통한 수익 구조 구축에 집중해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성회는 1980년대 후반부터 H&DE, 더웨이유통, HK하이웨이 등 자회사와 출자사를 설립해 휴게소 및 주유소 사업에 참여해왔다. 현재 이들 계열사를 통해 휴게소 9곳과 휴게소 주유소 7곳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관련 매출 규모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는 도성회가 이 같은 사업 구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의 지원과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국토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감사’ 결과에서는 도성회와 도로공사 간 유착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도성회는 자회사 H&DE 등을 통해 최근 10년간 연평균 8억8000만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렇게 확보한 수익금이 공익 목적 사업보다 회원 복지 성격으로 사용됐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약 4억원은 회원 생일축하금과 경조사비, 기념품 비용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들은 가입비 5만원과 평생회비 50만원을 납부하지만, 각종 축·조의금 등을 제외하고도 평균 244만원 수준의 금액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특히 도성회가 비영리법인 지위를 활용해 세제 혜택까지 받아온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회원들에게 지급된 수익금을 공익 목적 사업 비용처럼 처리하며 과세 대상 소득 일부를 누락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입찰 과정에서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선산(창원방향) 휴게소 리모델링 사업 입찰 과정에서 도로공사 내부 정보가 도성회 측에 사전에 전달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도로공사가 공식 입찰 공고를 내기 약 두 달 전부터 도성회 측은 입찰 일정과 연구용역 진행 상황, 사업 추진 계획 등을 공유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입찰 가격 산정 과정에서도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선산휴게소 낙찰 구조는 참여 업체들의 평균 투찰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H&DE가 제출한 가격이 다른 참여 업체들의 평균 투찰가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경쟁 업체 가격 정보가 사전에 공유됐거나 입찰 과정에서 교감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
휴게소 운영권 부여 과정에서 도성회 관련 업체에 유리한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에는 동일 그룹 계열사를 사실상 같은 회사로 판단해왔던 도로공사가 선산휴게소 사업에서는 H&DE와 더웨이유통을 별개의 회사로 인정했고, 이후 H&DE가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권을 함께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더웨이유통 역시 다른 지역 주유소 운영권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일부 사업이 공사비 확정 이전 단계에서 추진됐고, 투자금 검토와 사업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일부 사업은 업체가 실제 얼마를 투자할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휴게소 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다시 도성회로 흘러 들어갔다. 핵심 운영사인 H&DE는 최근 10년간 약 88억7000만원을 도성회에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게소 체류시간 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던 최근 수년간에도 매년 7억~8억원 수준의 배당이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후약방문 논란 속…휴게소 운영 개편 실효성 주목
결국 휴게소 운영 구조가 도로공사와 퇴직자 네트워크 중심으로 장기간 굳어지면서 입찰 공정성과 관리·감독 기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공공 인프라인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과정에서 일부 운영업체와 전관 조직 중심의 폐쇄적 구조가 형성됐고, 그 부담이 결국 입점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손질에 나서기로 했다.
앞으로 납품대금 미지급이나 갑질이 적발된 중간 운영업체에는 휴게소 운영서비스 평가에서 징벌적 감점을 부과하고 중대한 경우 계약 해지까지 추진한다. 입찰 평가에서도 대폭 감점하는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공기관과 입점 소상공인이 직접 계약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도로공사 전관의 휴게소 운영 개입 문제에 대한 개선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대책이 사후 대응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휴게소 운영 구조를 둘러싼 갑질과 불공정 논란이 수년간 반복돼왔음에도 관리·감독 기관인 도로공사가 이를 제때 바로잡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결국 핵심은 도로공사의 관리·감독 역할 강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휴게소는 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와 폐쇄적 운영 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개선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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