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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제단체까지 직접 공격… 野 “낙인 찍기식 과잉 대응·비판 봉쇄 신호”

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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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사과에도 ‘민주주의의 적’ 공세… 대통령 언어 수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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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상공회의소를 향해 “고의적 가짜뉴스”,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공개적으로 규정한 데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대통령의 언어가 민주주의의 경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통계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권력자의 도덕적 단죄로 비화되면서, 정책 토론의 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건의 출발점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세와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 문제를 다룬 자료를 배포하면서 일부 통계 인용의 정확성이 도마에 오른 데 있었다. 문제 제기 직후 대한상의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통상적인 정책 환경이라면 사실관계 보완과 정책적 검증으로 논의가 이어졌을 사안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직접 나서 해당 경제단체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지목하며 사안을 정치적·도덕적 문제로 격상시켰다.


8일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과잉 대응을 넘어선 권력의 언어 폭주”라고 반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통계 인용의 적절성은 따질 수 있지만, 법률에 따라 설립된 대표적 경제단체를 대통령이 직접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다른 의견 자체를 봉쇄하는 신호”라고 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와 경직된 규제·노동 환경으로 기업과 자본의 ‘탈한국’ 우려가 누적돼 온 현실을 외면한 채, 문제 제기 주체를 공격하는 것은 책임 있는 국정 운영과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격앙된 반응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대한상의가 사과문을 낸 장면은 권력의 위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정책 비판을 악마화하기 전에 대통령 스스로 민주주의 원칙 위에 서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좌표 찍기’로 작동하며 공적 비판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용술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잘못이 있다면 바로잡으면 될 일을, 틈만 나면 버럭하고 극단적 표현으로 상대를 낙인찍는 태도는 공인의 언어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은 개인의 감정 표현이 아니라 국가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국민은 ‘마귀’, 경제단체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언어가 반복될수록 국격은 손상되고 사회는 분열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논쟁은 대통령 자신의 정책 책임 문제로 번지고 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대한상의의 통계 실수보다 훨씬 심각한 것은 대통령의 공약사기”라고 직격했다. 그는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세금은 제재 수단이 될 수 없다”, “세금으로 집값을 누르지 않겠다”고 밝혔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후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압박 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단순한 정책 수정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행 의지 없는 가짜공약”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가짜뉴스는 검증과 처벌이 가능하지만, 대통령의 공약사기는 바로잡기도, 복구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비판의 대상이지, 비판자를 단죄할 권력은 아니다. 한국NGO연합 이희범 상임대표는 이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은 권력이 불편해하는 말까지 제도 안에서 보호하는 데 있다”며 “도덕적 낙인을 찍는 언어가 누적될수록 이는 정책 실패를 가리기 위한 감정 정치로 비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운영의 품격은 절제된 언어에서 비롯되며, 그 절제가 무너질 때 민주주의의 제도적 신뢰 역시 함께 흔들린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낸 보도자료에서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하는 등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내용의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러나 해당 조사를 실시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논란이 국내외서 제기됐다. 



명황윤서 기자 glorylal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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