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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돌연 방한 취소...미국이 이상하다

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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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관계 문제 생겼나


방한 닷새 앞두고 취소 범상치 않은 이상 기류 가능성

각료급 인사 만남 임박해 취소, 흔치 않은 외교적 결례

한미정상회담 통상·안보 분야 사전의제 협의 난항 추측

李 대통령, 中 전승절 초청 수락 땐 한미관계 파국 우려


초강대국 G2 사이 외교 딜레마 경계해야


지난달 1일(현지시간) 토마스 제퍼슨 룸에서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인도-태평양 4개국 외무장관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 국무부(flickr)


다음주 초로 예정됐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이 전격 취소됐다. 이로써 루비오 장관의 방한을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일정을 조율하는 기회로 삼으려던 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대해 외교계 일각에서는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만류하는 우회적인 압력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한·미는 루비오 장관의 방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해 왔으나 미 내부 사정상 조만간 방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미는 고위급 인사 교류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오는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는 예정대로 참석한다. 그에 앞서 루비오 장관이 방한할 경우 대통령실에서는 카운터파트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만나 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7일 예정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방미에 따른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회담에 루비오 장관이 배석해야 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대며 한국과 일본의 방문이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다.


국무장관뿐 아니라 국가안보보좌관도 겸하고 있는 그가 아시아 순방보다 중동 정세나 관세 협상 등 다른 외교 현안을 우선으로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각료급 인사의 방한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1주일도 남기지 않고 취소하는 건 결례로서 흔치 않은 일이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상회담이 그 전에 확정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른 해석을 낳을 여지가 있다.


일본은 루비오 장관의 방일이 취소되더라도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도 잡히지 않은 한국으로선 장관의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외교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막판에 무산된 배경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의제 협의에서 양측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는 당초 통상과 안보 분야에서 투트랙 실무협의를 진전시킨 뒤 이 대통령의 방미 등을 통한 정상회담에서 합의하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미 관계를 둘러싼 논란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가 지연되며 한 차례 빚어진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으나 이 대통령은 취임 이틀 후에야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오는 9월 3일 전승절에 이 대통령을 공식 초청하면서 정부는 참석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로서는 전승절 약 한 달 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미국이 불편하게 여긴 전례가 있기도 하다. 당시 오바마 정부의 조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 정부에 ‘베팅을 잘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국민의힘도 "만약 이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참석한다면 대한민국 국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외교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참석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수현 기자 sagu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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